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검찰, 국민만 바라보라"

황교안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에 사표로 저항, 파문 급확산

2013-09-13 14: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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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3일 <조선일보>가 '혼외 아들' 의혹을 제기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을 실시하도록 지시하자, 채 총장이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은 이날 오후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해 국민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이어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왔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규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떤 고려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 무근임을 다시한번 분명히 밝혀둔다"며 <조선일보>의 혼외아들 보도가 거짓이라고 주장한 뒤,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질타했다.

그는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직분을 수행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사퇴문을 통해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없이 국민에게만 임기도중에 사퇴하는 데 대한 사과를 해, 박 대통령 등 정부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조선일보> 보도를 허위 보도로 규정하는 동시에 '검찰 흔들기'로 규정함으로써 황교안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도 같은 맥락에서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왔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말해, 국정원 대선개입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정부와 충돌을 빚은 데 대해서도 아무런 후회가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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