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2일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커졌다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정상회담에 응해야 한다고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압박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날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는 조건을 풀어줘 어디서든 만나겠다고 했기 때문에 상당히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제는 북한의 태도이며 북한은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어 한나라당의 대선전 정상회담 개최 반대에 대해서도 "선거는 선거이고 남북관계는 남북관계일 뿐"이라고 일축한 뒤, "남북이 계속 협력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거 때문에 그러지는 않으리라 보고 있다"며 정상회담 조기 개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전대통령은 올 대선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관련, "금년 대선에서도 내가 개입하지 않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나이도 많고 건강도 안 좋은 점이 있는 사람이 국내 정치까지 개입할 짬이 없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정치개입설을 부인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밖에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노무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정책을 국민이 알아듣게 쥐여주듯이 설명하고 정책을 세우면 일단 세운 대로 가야한다"며 "국민이 잊어버리지 않게 되풀이 해주고 국민과 같이 가는 정책을 집행하면 국민이 안심하고 따라간다"고 일관성 있는 정책 집행을 주문했다. 그는 "좋은 정책의 잦은 변경보다는 나쁜 정책의 일관성이 오히려 낫다는 말이 있다"며 "일단 한번 정하면 그대로 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