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속속 드러나자 정부가 모든 원전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7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28개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의 시험 성적서 12만 6건에 대하여 전수조사를 거쳐 진위를 낱낱이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새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행하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그 뿌리를 뽑는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강도 높은 검찰수사등을 통해 비리관련 범법행위를 끝까지 추적하여 관련자 모두를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며 "또한 감사원 등 관계기관의 조사 결과, 고의적인 범죄가 아니더라도 지금의 사태를 초래케 하는데 관련된 사실이 밝혀지면 그 누구를 막론하고 징계를 포함한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주 기관과 검증기관에서 그 책무를 소홀히 한데 따른 연대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시험성적서 조작에 대한 내부고발과 자신신고제도를 일정 기간 운영하면서 내부고발자 등에 대하여는 그 정상이 일정 부분 참작되도록 하여 원전비리 뿐만 아니라 안전에 관련되는 모든 진상이 밝혀지는 데 적극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내부고발자 선처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원전비리는 뿌리깊은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상호 감시와 견제라는 공정한 경쟁문화가 실종됨으로써 원전마피아라는 말까지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원전 산업계의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폐쇄적 운영구조와 뿌리 깊은 순열주의 견제와 균형이 없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확실히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원전마피아 숙정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정부는 향후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공기업 퇴직자의 유관업체 재취업 금지 대상을 확대하고, 퇴직자를 활용한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인적 쇄신과 설계 작성기관의 복수 경쟁을 활용해 폐쇄적인 내부 문화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민간 시험검증기관을 국책시험연구기관이 재검증하는 '더블체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