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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범 채씨 "종묘 노리다, 경비 허술한 숭례문 택해"

"열차 등 대중교통수단 테러도 한때 검토"

숭례문 방화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의 남현우 형사과장은 긴급체포된 피의자 채모(70)씨가 "당초 종묘 등을 노리다가 경비가 허술하고 접근이 쉬워 숭례문을 방화 대상으로 삼았다고 자백했다"고 12일 밝혔다.

남 과장은 이날 오전 행한 브리핑에서 "채씨가 경비가 허술하고 접근이 쉬워서 숭례문을 방화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다"며 "종묘 같은 다른 문화재도 지목했는데 야간에 출입이 통제되는 등 경비시스템이 삼엄해 방화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는 "채씨가 열차 전복 등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테러도 인명피해를 우려해 포기했다"고 말해, 채씨가 한때 대중교통수단 테러로 생각했었음을 밝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는 채씨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선 "고양 일산동에 있는 주거지가 재건축되는 과정에서 시공사 측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해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불만이 계속됐고 2006년 창경궁 방화사건으로 추징금 1천300만원을 선고받자 또 불만을 품었다"고 밝혔다. 그는 채씨 집에서 발견된 편지와관련해선 "용의자가 1년 전에 작성했던 것으로 안방에서 발견됐다. 제목은 `오죽하면 이런 일을 하겠는가'이다. 편지지 4장 분량의 자필로 쓰였다. 기대에 못 미치는 토지 보상금에 대한 불만, 민원을 제기했는데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 따라서 사회에서 냉대를 받았다는 생각 등을 담고 있다"며 "민원에 대해 서운하다는 얘기가 주요 내용이고 숭례문에 대한 얘기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채씨의 숭례문 침입 경위와 관련해선 "채씨는 적외선 감시장치가 있고 CCTV도 있다는 걸 본인이 알았지만 `잡혀도 좋다'는 식으로 개의치 않고 출입했다"며 "비탈을 올라가서 누각 1층으로 넘어가는 턱이 높아 침투가 어렵다고 생각해 사다리를 갖고 왔다. 넘어가기 위해 사다리 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채씨가 작년에 2차례에 걸쳐 사전 답사를 했다. 그리고 시너와 사다리를 준비한 걸로 미뤄볼 때 계획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채씨의 정신질환 유무와 관련해선 "정신질환 등 병력이 없다. 정신 상태는 아주 바르고 양호하다. 창경궁 방화 때도 불만의 표시였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증거물 확보와 관련, "등산복, 상의, 모자, 사다리 등은 과학수사계에서 정밀분석하고 있고 잔류물, 현장 토양 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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