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1일 숭례문 화재와 관련,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사건"이라며 소방당국과 문화재청을 질타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사단회의에서 "오늘 아침 국보 1호인 남대문이 불탔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자존심도 불타 없어져 버린 참담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라며 "조상이 물려주신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은 당대를 사는 우리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지켜내지 못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부끄럽고 후손들에게 면목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에서 여기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겠기에 이제 문화재 관리에 대한, 보존에 대한 시스템이 어떻게 돼 있고 집행하는 정책내용은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소방방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우리 검토가 있었기 때문에 국가 재난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준비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 중에 있어서는 안될 일을 또 당하고 보니까 우리의 근본적인 실천과 의식의 문제, 정책내용에 대해서 한번쯤 전반적인 검토를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대책마련을 당부했다.

김형오 부위원장도 "남대문 화재 사건은 국보 1호를 지켜왔던 것이 소화기 8대였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사건"이라며 "예방이 최선이었지만 일단 화재가 난다면 조기진화 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데 작동이 안 됐고 관계기관과 협조도 필요한데 그것도 제대로 안 됐다"고 소방당국과 문화재청을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태안사고가 일어난게 엊그제 같은데 또 다시 났다는 건 정권말기만 되면 대형 안전사고가 하나씩 재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 같아서 매우 마음이 좋지 않다"며 노무현 정권을 질타한 뒤, "서울 한복판에서 소방장비가 총동원되고도 국보1호를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원인, 책임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는 이런 참화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말기 상황이라 그러면 공직사회에서 일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그런 것을 말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정부조직법이 한달 간 확정을 못 시키고 있기 때문에 공직사회 동요나 어려움이 더한 것 같다"며 남대문 화재 사건을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연결시키기도 했다. 그는 정부조직법 개편과 관련, "오늘 타결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공직사회에 엄청난 혼란이 있을 뿐 아니라 새 정부 출범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며 "국민 절대 다수가 새 정부조직법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일하고 간소한 정부를 구현하는데 대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만큼 신당도 대승적인 협조, 결단을 해서 새 정부가 일하는데 더 이상의 지장이 없도록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사단회의는 평소 7시 30분에 하던 것을 9시로 옮겨 실시했고, 인수위 내에서 청와대 수석으로 임명된 곽승준, 박재완, 이동관, 이주호 간사 등이 청와대 수석 내정자 회의 관계로 공개회의 때 불참했다.

한편 이경숙 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은 이날 오전 간사단회의를 마친 후 곧바로 숭례문 화재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