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숭례문 전소는 노무현 정권 탓"
정몽준만 "정치권도 책임 느껴야" 자성 촉구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온 국민의 축제인 설날에 숭례문이 소실되는 정말 비극적인 사태를 맞았다"며 "앙상하게 뼈만 남은 숭례문을 바라볼 때 국민의 허탈감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이것은 노무현 정권이 그야말로 안전업무에 대해 얼마나 허술했는지, 신경쓸 데는 쓰지않고 엉뚱한 곳에 신경쓴 데에 따른 비극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노무현 정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예를 들어 이천화재로 인해 수많은 인명과 목숨을 잃었다"며 "태안반도 유조선 사태도 그렇다. 엄청난 재앙으로 서해안 주민들이 생계가 막연한 지경"이라고 노무현 정권 말기 터진 대형 참사들을 열거했다.
그는 "이제는 문화재까지 이르렀다"며 "국보 1호 소실로 국민은 할말을 잃었다. 지난 5년동안 해야할 일은 얼마나 했고, 해야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무리하게 했기에 이런 일까지 초래됐다. 정권말기에 터져나오는 여러 안전사고에 할말을 잃게 된다"고 노무현 정권을 맹비난했다.
그는 "정권 말기지만 청와대를 비롯해 모든 공직자들이 보다 더 분발해 이런 대형참사 또는 그야말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사고에 더욱 신경쓰라"고 공무원들의 기강해이를 꾸짖기도 했다.
강재섭 대표도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전소 붕괴돼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하기 그지없다"며 "국보 1호가 소실되어 국민의 정신적 충격이 이루말할 수 없이 크다"고 개탄했다. 강 대표는 이어 "소방당국의 오판과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있다"며 "정부당국은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우리가 명색히 선진국에 진입하겠다는 나라인데 이런 나라 대한민국에서 국보 1호를 화재로 잃었다"며 "이는 정말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그런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문화재 관리, 보호 체계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그리고 소방계통의 비전문성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부혁신은 이래서 더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한다"며 "과거 몇 가지 사례를 볼 때 전환기 때 공무원의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다시한번 이번 일을 계기로 이번 화재와 관련된 문화재 관리, 보호 관련된 여러 활동을 제대로 해달라"고 정부에 당부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방화인지 실화인지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며 "방화라면 방화동기가 의심스럽다. 혹시 불순동기가 개입 안됐는지 검찰이 조사하고 경찰과 국정원 등과 합동수사본부를 긴급 구성해 방화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금명간 국회 문화광관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를 소집해 문화재정과 소방방재청에 대한 추궁을 시작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이처럼 숭례문 전소 사태에 대해 노무현 정권에 대해 융단폭격을 가한 반면, 정몽준 최고위원은 중앙정부-지방정부-정치권 전체의 책임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들께서 큰 충격을 받고 허탈해하면서 커다란 분노를 느꼈을 것"이라며 "강재섭 대표가 말했 듯 화제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도 좋지만 그 중에서 책임자가 누군인지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중앙정부에 책임이 있고, 또 지방정부도 책임이 있다"며 행정부와 함께 서울시청의 책임을 거론한 뒤, "문화재관리청, 소방당국의 책임도 크다. 또 국보 1호라고 했는데 야간에는 관리인 한 명도 없다"며 "이런 것은 예산문제다. 따라서 예산배정 책임자도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은 비록 행정부 책임이 크지만 국회도 책임이 크다"며 "국민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국회 지도자 여러분들도 다같이 책임을 공유하면서 생각해 봐야한다"고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1907년에 일왕이 오면서 숭례문 아래로 지나갈 수 없다 하여 숭례문 옆 성벽을 허물었다고 한다. 그 다음 부터는 성벽이 없이 숭례문만 남았다. 그걸 생각하니 더욱 한심하다"며 "나라가 잘못 돼 일본 때문에 숭례문 옆 성벽이 허물어졌고 본체만 남은 상태에서 화재가 놔 더욱 한심하다. 정치지도자들도 다같이 책임을 공유하면서 생각해 보자"고 거듭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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