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7) 선수가 2007-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맨처음 3회전 점프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후 침착함을 잃지 않고 경기를 소화,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펼쳐진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첫 번째 연기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우 루프(연속 3회전) 점프 콤비네이션에서 중심을 잃으며 양손을 짚어 보는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하지만 특유의 침착함으로 나머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 기술요소 점수(TES) 34.90점과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29.72점을 합쳐 64.62점으로 1위에 올랐다.

6명의 참가 선수 가운데 마지막 출전자로 나선 김연아는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인 오페라 '박쥐' 서곡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신나는 왈츠의 선율에 몸을 맡긴 김연아는 그러나 첫 번째 연기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우 루프 점프 콤비네이션에서 1차 점프 착지 뒤 중심을 잃으며 양손을 짚었고 연이은 점프를 싱글로 처리하면서 감점을 받았다.

하지만 김연아는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장기인 깨끗한 트리플 러츠 점프로 관중의 박수를 이끌어낸 뒤, 이후 물흐르듯 아름다운 스파이럴(한쪽 다리를 들고 활주하는 동작) 시퀀스로 우아함을 뽐낸 뒤 프라잉 싯스핀(번쩍 뛰어오른 뒤 앉아서 회전하는 연기)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소화했다.

이어 레이백 스핀(허리를 뒤로 젖혀서 도는 스핀)에서 비엘만 스핀으로 연결되는 스핀 콤비네이션을 시원스레 소화한 김연아는 이너바우어(허리를 뒤로 젖혀 활주하는 동작)에 연결된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을 깨끗하게 마치고, 힘있는 스핀 콤비네이션(스핀 동작 중 발을 바꾸는 것)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가장 먼저 연기에 나선 '14세 소녀' 캐롤라인 장(미국)은 트리플 러츠 점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깔끔한 연기로 61.82점을 받아 김연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은 긴장한 탓인지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연속 공중3회전) 점프 콤비네이션에서 넘어지고, 두 번째 점프 과제인 러츠 점프를 건너 뛰는 등 감점을 받아 59.04점으로 6명의 선수 중 최하위로 밀렸다.

김연아는 16일 새벽 5시 예정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통해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