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준금리 '찔끔 인하'에 "아직 심각성 몰라"

中주가-위안화 가치 동반 급락. 원/달러 환율도 불안 심화

2023-08-21 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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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1일 기준금리를 0.1%포인트 낮추고 지방정부에 275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으나, 이 정도 미봉책 갖고는 '중국발 리먼 사태'를 막을 수 없다는 시장의 냉랭한 반응에 직면해 중국 주가와 위안화 가치가 동반하락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1일 일반대출의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45%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종전 금리를 유지했다.

이는 1년 만기, 5년 만기 LPR 모두 0.1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발표된 금리 인하 폭은 충분하지 않으며 실질적 효과를 위해서는 더 최적화하고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중국 선임 전략가인 싱자오펑은 <블룸버그 통신>에 "놀라운 결과로, (중국의) 은행들이 아직 잘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다음 몇 달 안에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도 "인민은행이 5년 만기 LPR은 동결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아직 중국정부가 부동산거품 파열이 몰고올 재앙적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UBS는 "부동산 완화는 상대적으로 단편적이고 완만했으며, 의미 있는 재정 지출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며, 이날 JP모건, 바클레이즈에 이어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4.8%로 0.4%포인트나 낮췄다.

중국의 '찔금 기준금리 인하'에 중국 증시는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날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1.24%)와 선전성분지수(-1.00%)는 하락 마감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 종가는 1.44% 떨어져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특히 건설주의 낙폭이 컸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82% 하락했다. 18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항셍지수는 18일 2.05%나 빠지며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18,000선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이날 저점을 더욱 낮췄다.

위안화 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이날 오후 0.24% 오른 7.3270위안을 기록하며 16년래 최고치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 18일 중국 당국의 적극 개입으로 7.3위안 아래로 내려갔다가 기준금리 인하 발표후 다시 7.3위안선을 돌파한 것.

시장에서는 미연준이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위안화 가치는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주가, 위안화가치 동반하락에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동조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0포인트(0.17%) 상승한 2,508.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인민은행 발표 전에는 강력 경기부양 기대감에 2,524.41까지 올랐다가 발표후 실망감에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강보합선에서 거채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원 오른 1,342.6원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3일(1,351.8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의 개입성 물량도 환율 상승세를 막기란 역부족이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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