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미분양 폭증. 16년래 최고

'인구 750만명' 홍콩 미분양, 우리나라보다도 많아

2023-08-19 22: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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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거품 파열로 중국경제가 밑둥채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홍콩의 미분양 주택 재고도 16년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심각한 부동산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현지에서 완공됐으나 팔리지 않은 신규 주택 재고가 2007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홍콩 부동산 중개업체 JLL은 현재 안 팔린 신규 주택이 8만3천채로 2007년 이후 최다이며, 올해 안에 약 2만5천채가 시장에 더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가 750만명인 홍콩의 이같은 미분양 재고는 인구 5천만명인 우리나라의 6월말 미분양 주택 6만6천388채보다 많은 수치다.

특히 우리나라의 완공후 미분양, 세칭 '악성미분양'이 9천399채인 것과 비교하면 홍콩의 미분양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알 수 있다.

홍콩 최대 갑부이자 부동산 재벌인 리카싱이 세운 부동산 개발회사 청쿵(CK)애셋홀딩스는 이달 초 야우퉁 지역 신규 아파트단지 '코스트 라인 Ⅱ' 내 표준형 626채를 7년만에 최저가인, 주변 시세보다 16% 저렴한 가격에 분양해 완판 시켰다.

상반기 청쿵애셋의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66%, 순이익은 20% 급감했다.

청쿵애셋이 파격 할인을 시작한 것을 두고 수십년간 부동산 사업에서 부를 키워온 리카싱이 홍콩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밀려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대응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했다.

홍콩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수년간 이어진 미국의 저금리와 중국 경제 급랭 때문이다.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는 홍콩은 지난달 27일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인 5.75%가 됐다. 이같은 고금리에 부동산 심리가 급랭하며 미분양 주택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는 것.

중국경제 침체로 중국의 '큰손'들이 홍콩 호화 주택을 사들이지 않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재고가 쌓이면서 6월 신규 주택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동월보다 20% 떨어졌다.

향후 몇년간 현재 짓고 있는 신규 주택 공급이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고금리 기조가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데다가, 특히 중국 본토에서 대형 건설사와 부동산신탁 회사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있어 홍콩 부동산 시장에도 초비상이 걸린 양상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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