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조 '그림자 금융', 中경제 최대 뇌관 "똑딱"

부동산대출 이미 3천조 부실 보도도. 헤지펀드 심상치 않아

2023-08-18 19: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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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동산거품이 파열로 건설사와 부동산신탁회사의 연쇄 도산이 시작되면서, 중국경제의 최대 시한폭탄으로 여겨져온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이 마침내 수면위로 떠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장기 집권 시나리오의 일환으로 중국 젊은층의 불만이 큰 부동산값 폭등 진화에 나섰다. 시진핑 주석은 2021년초 "집은 주거수단이지 투기대상이 아니다"라며 시중은행에 부동산대출 중단을 지시했다.

은행 대출 길이 막힌 건설사들은 '그림자 금융'을 찾았다. 그림자 금융이란 은행과 같은 규제는 받지 않는 금융기업이나 금융상품을 가리키는 것으로, 부동산 펀드와 부동산 신탁회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은행 대출보다는 배이상의 고금리이나 돈줄이 마른 건설사들은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시 주석의 강력 통제로 2021년 하반기부터 부동산거품이 꺼지기 시작하고 대형건설사 헝다가 디폴트에 빠지면서 그림자 금융의 재앙은 시작됐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3조달러(약 4천조원) 안팎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8일 "그림자 금융의 위기에 따라 숨어 있던 중국의 금융 불안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일주일 전만 해도 거의 주목받지 못하던 자산 관리회사 중즈(中植)그룹이 이제는 중국의 취약한 금융의 상징이 됐고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 간 신뢰도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며 1조 위안(182조원) 이상 규모의 중즈그룹과 함께 계열 신탁회사들이 디폴트 상태에 빠진 것을 주목했다.

중즈그룹은 대표적 그림자 금융으로, 중국 부동산거품 시기에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소위 신탁산업으로 언급되는 2조9천억 달러 규모의 그림자 금융 시장에서 중즈 계열사인 중룽은 주요 기업 중 하나다.

부동산거품 파열과 그림자 금융이 중국경제의 최대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경고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다.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는 지난해 1월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중국의 부동산 붐은 지방정부에 혜택을 주고 국민들이 저축한 돈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도록 장려하는 '지속 불가능한'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부동산 호황이 단숨에 꺼지면서 중국에 경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부동산에 대부분의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9월 19일 씨티그룹 분석에 근거해 올해 상반기 중국 부동산 대출의 29.1%가 부실 대출로 확인됐으며, 이는 전년 말의 24.3%보다 4.8%포인트 높아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상반기 부동산대출 액수는 7조6천억달러(우리돈 1경566조원), 이 가운데 부실채권으로 분석된 29.1%를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3천조원이나 됐다. 이는 은행권과 그림자금융 등의 부실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부동산거품 파열 후폭풍이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예측불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엉성한 금융감독과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정경유착,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 시스템 등이 이같은 재앙과 시장 불신을 자초했다는 대목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디폴트후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앞다퉈 중국 증권을 매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가 연일 급락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제의 취약 고리를 공격하는 헤지펀드의 준동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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