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삼성증권)이 올 시즌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형택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UCLA 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ATP 투어 컨트리와이드 클래식(총상금 52만5천달러) 8강 준준결승전에서 러시아의 강호 마라트 사핀(세계랭킹 22위)을 맞아 풀세트 접전 끝에 2-1(4-6 7-5 6-4)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형택이 ATP 투어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것은 올시즌 처음이며 지난해 10월 일본오픈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7번 시드를 배정받은 이형택은 경기 초반 사핀의 장신(193㎝)을 이용한 강력한 서비스에 고전하며 서비스 에이스를 7개를 허용, 게임스코어 4-6으로 1세트를 빼앗겼으나 2세트에서 사핀에게 또 다시 서비스 에이스를 7개나 내주면서도 꾸준한 스트로크 플레이를 구사 사핀의 실책을 유발한 끝에 7-5로 승리, 세트스코어 1-1로 균형을 이뤘다.

4강진출의 운명이 걸린 3세트에서 이형택은 사핀에게 게임스코어 2-4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이후 사핀의 범실이 이어지는 동안 내리 4게임을 따내며 전세를 뒤집어 6-4로 3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2-1로 2시간 13분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이형택은 사핀에게 당한 지난 2005년 몬테카를로 ATP 마스터스 시리즈에서의 0-2로 패배를 2년여 만에 설욕하며 상대전적도 1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형택은 또한 이번 승리로 투어포인트 75점과 상금 2만5천200달러를 확보,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랭킹 30위권 진입이 확실시된다.

이형택은 홈코트의 제임스 블레이크(세계랭킹 9위)와 준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형택은 지난 2003년 새너제이 투어 대회 16강전에서 블레이크와 맞대결을 펼쳐 0-2로 패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