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싱가포르 회담 열리지 않을 것"

"북한의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 때문에 회담 부적절"

2018-05-24 23: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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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싱가포르에서 다음달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 때문에 애석하게도 오랫동안 계획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최선희 외무성 부상 명의로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맹비난하며 회담 무산을 경고한 데 따른 즉각적 반응인 셈.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당신은 당신들의 핵 능력에 대해 얘기하지만 우리의 핵능력은 거대하고 강력해서 신에게 이것들이 사용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무력 대응을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언젠가 나는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한다”며 “당신이 이 중요한 정상회담에 대해 마음이 바뀐다면 전화하거나 편지를 쓰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며 향후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는, 특히 북한은 항구적 평화와 위대한 번영, 부를 위한 중대한 기회를 놓쳤다"며 "이 잃어버린 기회는 역사적으로 진정 슬픈 순간”이라고 말해, 다음달 12일 갖기로 했던 북미정상회담은 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국인 억류자 석방에 대해선 "가족과 집에 있는 인질을 풀어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북미 정상회담 전격 취소는 그가 팬스 부통령과 볼턴 안보보좌관의 강경 대북정책을 선택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해,해빙 기류를 타던 한반도 정세가 급랭하는 등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파기 선언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했던 풍계리 핵실험을 폐기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북한의 반발과 대미 불신은 크게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한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일방 파기하면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운신폭이 극도로 좁혀질 전망이다.

트럼프의 예기치 못한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 청와대는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 무엇인지 그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려고 시도 중"이라며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회담 취소 발표 직후인 이날 밤 11시30분 외교·안보 참모들과 관계장관들을 관저로 긴급 소집해 상황 분석 및 대책 논의에 돌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문 대통령은 오늘 밤 11시 30분 임종석 비서실장,정의용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을 청와대 관저로 긴급 소집했다"고 말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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