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분기 성장률, 프랑스보다 낮아…금융위기 이후 처음
재정위기국 스페인보다도 낮아
한국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프랑스에 뒤진 것은 세계 금융위기 때 이후 처음이다.
여러 경제분석기관과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가파르게 하향 조정하고 있다.
8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에 그쳐, 프랑스(0.5%)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0.6%), 재정위기 국가 중 하나였던 스페인(0.8%)보다 낮았다.
한국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프랑스에 못미친 것은 2009년 4분기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2009년 4분기 한국의 GDP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치며 같은 기간 0.7% 성장한 프랑스를 밑돈 바 있다.
한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은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투자가 얼어붙은 영국(0.4%)과 같은 수준이었다.
벨기에(0.2%)나 미국(0.1%), 싱가포르(0%) 캐나다(-0.1%), 라트비아(-0.1%), 인도네시아(-0.3%)보다는 높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15개국 중 성적이 좋지 않은 축에 속했다.
올해 들어 주요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부진했다.
1분기 미국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연율로 환산했을 때 0.5%로 2년 만에 최저치였다.
중국은 전분기 대비 1.1% 성장하며 지금까지 1분기 GDP를 발표한 국가 중에는 가장 높았지만, 시장 예상치(1.5%)는 물론 작년 4분기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1.6%)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중국이 전분기 대비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이기도 했다.
중국은 이같이 나쁜 성적이 부담스러웠는지, 이를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공개일보다 하루 늦게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더욱 악화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0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제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평균은 작년 말 3.1%에서 지난달 말 2.9%로 0.2%포인트 낮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같은 시기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2%로 하향 조정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3%에서 3.0%로, 국제금융협회(IIF)는 2.8%에서 2.6%로 각각 낮춰 잡았다.
10대 글로벌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미국의 경우 작년 말 2.3%에서 지난달 말 1.7%로, 일본은 1.1%에서 0.3%로 크게 낮아졌다. 유로존에 대해서도 1.7%에서 1.5%로 낮춰잡았지만, 중국의 경우 6.4%에서 6.5%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IB들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평균)도 같은 시기 2.8%에서 2.5%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하향조정 폭은 아시아 주요 10개국 중 대만(2.2%→1.4%), 싱가포르(2.1%→1.6%), 홍콩(2.0%→1.6%)에 이어 4번째로 컸다.
국내외 주요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는 24일께 내놓을 올해 한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작년 12월 3.0% 안팎으로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와 OECD가 3.1%로 가장 높고, 한국은행이 2.8%, IMF 2.7%, 한국경제연구원 2.6%, 현대경제연구원 2.5%, LG경제연구원 2.4%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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