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이어 철강도 부도. 中 연쇄도산 확산
중복과잉 부실 폭발하기 시작, 한국경제 치명타 우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4일 중국내 철강 트레이더들을 인용, 중국 민영 철강회사인 하이신철강이 지난주 만기가 돌아온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고 보도했다.
하이신철강은 산시성(山西省)내 2위 철강업체로, 인구 40만명인 산시성내 원시현(縣)의 세수 60%를 충당하고 있다. 생산량 규모로는 중국 전체에서 30위권 밖이나 민간으로는 최대 제철기업이다.
하이신철강은 철강부문의 중복과잉투자 후유증으로, 생산비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팔면서 적자가 누적돼 왔다. 중국 철강기업들은 톤당 100~150달러씩 손실을 보며 출혈매출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그동안 은행에서 저리로 돈을 빌려 고리로 대출해주는 세칭 '그림자 금융'으로 버텨왔으나, 중국정부 방침에 따라 그림자 금융이 차단되면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산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이신은 다른 민간기업들과 함께 진상투자보증을 설립해 수수료를 받고 기업 채권을 보증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방식으로 그림자 금융을 해왔으나, 이 진샹투자보증이 최근 경영난을 겪으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하이신철강이 최종 디폴트까지 간다면 지난주 발생한 태양전지업체 차오리에 이어 중국내 두번째 디폴트로 기록된다. 중국은 또다른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인 바오딩(保定) 톈웨이바오볜(天威保變)전기유한공사도 11일 2년 연속으로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면서 일시 채권 및 주식 거래를 정지되는 등, 부실기업들이 연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복과잉투자가 심각한 업종에서는 앞으로 디폴트가 계속될 전망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일부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디폴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부실기업 구조조정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부실기업이 쓰러져도 지방정부가 떠맡는 방식으로 부도를 내지 않아왔으나, 그 결과 지방정부가 파산할 지경으로 지방부채가 급증하면서 불가피하게 기업 파산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말 중국의 감사원 격인 심계서는 '전국 정부성 채무 심계결과'를 통해 지난해 6월 말 현재 전국 지방정부 부채 총액이 17조8천909억위안(약 3천100조원)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심계서가 2010년 말 기준으로 공식 집계한 10조7천200억위안에 비해 2년반 만에 67%나 폭증한 규모다. 국제경제계 일각에선 중국 지방정부 부채가 4천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1~2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낮게 나오면서 중국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마당에 중국 부실기업들도 연쇄도산하기 시작하면서, 중국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국내외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닷새째 매도행진을 벌이면서 4천742억원어치를 순매도, 기관과 개인의 적극 방어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48포인트(0.75%) 내린 1,919.90으로 거래를 마치며 1,920선도 붕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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