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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한나라 경선 2위는 집권시 총리 맡아야"

"지난 대선, 이회창만 있고 한나라당은 없었다"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가 한나라당 경선 불복 사태를 막기 위해 경선 2위는 차기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역할 분담론을 제기했다.

4년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서 전대표는 19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참정치운동본부가 주최한 '한나라당, 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나'란 공개 토론회에서 행한 발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서청원 "경선 2위는 총리 후보로 약속해야 한다"

서 전 대표는 우선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은 ▲후보와 가족의 도덕성 문제 ▲여당의 조직적 음해공작 ▲지역구도 극복 실패 등 외부적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우리 한나라당 내부에 있었다고 진단한다"며 "지난 두 차례의 대선과정에서 이회창 후보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한나라당은 없었다. 대선 후보를 선출하고 나면, 후보와 그 주변의 몇몇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대선캠프만 있었지, 당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다"고 말했다.

서 전대표는 이어 차기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방안으로 '목표관리제'와 '경선 2위는 총리후보로 약속' 등을 제시했다.

목표관리제란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최근 몇 차례 전국 단위의 선거결과를 종합 평가해 한나라당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얻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하고, 그 합리적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은 차기 총선에서 공천신청에 제한을 가한다는 것이다.

서 전대표는 이어 "후보 경선시 '1등은 대통령 후보가 되고, 2등은 새 정부 초대총리 후보가 된다'는 후보들과의 약속을 통해 국민 앞에 담보하면 된다"며 "후보끼리 헐뜯고 싸우고 줄 세우기 하는 등의 과열을 예방할 수 있고, 대선후보-총리후보 두 사람은 사실상의 러닝 메이트로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등이 주장했던 '대통령-총리-당대표 역할분담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역할분담론에 대해 현행 대통령중심제 하에선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주장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수용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는 4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목표관리제의 제안과 경선 2위는 총리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섭 기자


토론 참석자들, "지난 대선 패인은 중도선점 실패, 후진적 선거운동"

토론에 참석한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실패한 원인으로 ▲중도선점의 실패 ▲선거연대 구축의 실패 ▲이슈 선점의 실패 등을 꼽으며 "허황된 대세론에 도취되어 변화와 개혁이라는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외연확대의 선거연합을 구축하지 못한 채 '부패정권 심판론'과 과거 지향적인 이슈에만 매달리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면서 중도층을 선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도 대선 패배 원인으로 ▲노무현-정몽준 연대 ▲후진적 선거운동 ▲수비일변도의 피동성 등을 꼽으면서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방안으로 "시대적 요구에 잘 맞아 떨어지는 후보를 잘 선택해야 하며, 대선에서 가장 큰 권한을 쥔 사람이 후보이기 때문에 후보의 정확한 판단능력과 능숙한 대응력 또한 중요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유성식 한국일보 정치부장은 "대선 패배 원인은 30:40:30 인식의 부족 때문인데 이는 한나라당의 무조건 지지층이 30%이고 절대 비호감층이 30%이고, 중간층이 40%인데 이 중간층을 집중 공략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며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대중 정부의 실정에 기댄, 오른쪽 30%를 위한 완고한 보수정당이었다"고 김형준 교수와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대선을 1년 앞둔 19일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영섭 기자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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