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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측 "지금 지지율은 인지도 게임일 뿐"

김성식 특보 "원희룡은 큰 틀에서 동지"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만나면 기자들은 늘 "생각보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데..."라고 묻는다. '1백일 대장정'으로 여론으로부터 호의적 반응을 얻었고, 정치부 기자들과 오피니언 리더들로부터 차기 지도자감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전지사지만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것에 대한 대책이 뭐냐는 질문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 손 전지사의 발언 수위가 부쩍 높아졌다. 특히 한나라당 비판 수위가 높아졌다.

손 전지사는 지난 12일 한 조찬강연에서 "한나라당의 잃어버린 5년 세월을 만회하려면 한나라당이 변해야 한다"며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한나라당이나 합리적 개혁을 거부하는 수구적인 한나라당, 미래세대로부터 외면받는 한나라당은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전날인 11일 기자 간담회에선 "한나라당은 특권층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서민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했고, 앞서 1일 기자 간담회에서는 "부자비호당, 영남당, 수구보수당이라는 한나라당의 3대 원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용갑 의원의 '광주 해방구 발언'에 대해서도 "이러니까 수구꼴통당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뒤처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으나, 손 전 지사 측은 고개를 내젖는다. 지금은 정책을 개발하며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어갈 때지 지지율에 연연해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란 거다.

손 전지사 측의 김성식 정무특보는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손 전지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손 전지사가 그런 중도개혁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래야만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한나라당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노무현 정부보다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실제로 손 전지사 측은 지난 12일 기자 간담회 후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도 "오늘 발언 중 정치적인 발언보다 발표한 정책을 중심으로 보도해 줬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김성식 특보는 지지율 답보현상과 관련, "내년 초까지는 지금 정도로 여론이 갈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사실 이 정도면 지금은 감지덕지"라고 다소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김 특보는 "왜냐하면 지금은 여야간 국정운영의 방향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여당이 후보도 없이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의미에서의 최적임자를 선택하는 여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 손학규 전 지사 측은 어떻게 지지율 반등을 이루려고 하는 것일까.

김 특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례를 봐야 한다"며 "당시에도 열린우리당 후보가 없을 때는 그대로 가다가 강금실이라는 카드가 나타나자마자 (오세훈 시장 쪽으로)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경쟁이 여야간 상대적 경쟁으로 시대의 방향이나 리더십, 본선 경쟁력 등에 대한 논의가 되는 타이밍이 올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것 없이 그냥 인지도 게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손 전 지사와 색채가 비슷한 원희룡 의원이 경선 출마에 대해서도 "원 의원이 손 전지사와 중도개혁 성향이라는 면에서 비슷하긴 하지만 원 의원이 출마하게 되면 그런 노선(중도개혁 노선)에 있지 않은 분들이 더 시달릴 것"이라며 "원 의원은 큰 틀에서 보면 동지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여유로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손학규 전 지사는 13일 오랜만에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렇지만 손 전지사 측은 이런 날이 더 바쁘다고 설명한다. 기자들을 상대하는 공식일정이 없는 대신 그동안 밀린 각종 면담과 내부 회의 등으로 일정이 꽉 짜여있기 때문이다. 김주한 팀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12월이나 1월 중 특별한 메시지 전달과 관련된 행보가 있을 예정"이라며 "또한 내년 초에는 미국 등 외국을 방문할 계획도 있다"고 향후 일정을 밝혔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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