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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행 타진설'에 이명박측 "환영"

박근혜측 "호남의원이면 모르나...", 손학규측 "지금은 자기쇄신할 때"

전여옥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제기한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한나라당행(行) 타진설'과 관련,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적극적 수용 입장을 밝힌 반면, 박근혜-손학규측은 부정적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이명박측 "당이 잘 나가더니 폐쇄적이 됐다는 비난 듣지 않아야"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측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이 전 시장의 핵심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12일 "(2008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그들 입장에서 보면 가능한 이야기이나 당 입장에서 보면 플러스가 크지 않은 이야기"라면서도 "(영입을)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전략적 차원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 의원 영입 문제는 원외지구당 위원장의 입지에서부터 지역 조직내 융화 등 당내 분란을 야기할 요소가 많지만, 개중에는 괜찮은 분도 더러 있고 한나라당이 잘 나가더니 폐쇄적이 되었다는 비난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중히 검토해 볼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행을 타진 중인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는 솔깃한 반응이 아닐 수 없다.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명박 캠프가 이들 열린우리당 의원들 영입을 통해 당내 기반 확대를 도모하려는 게 아니냐는 박근혜 캠프측 의구심이 전혀 근거가 없는 억측만은 아님을 보여주는 반응인 셈.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의 한나라당행 타진에 대해 이명박 전 시장측은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박근혜 "호남의원들이면 몰라도..."

박근혜 전 대표 측은 그러나 "호남 의원이라면 몰라도..."라며 "본인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근혜 캠프 조직을 관장하고 있는 김무성 의원의 한 측근은 "부산-경남(PK) 의원들 사이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연 확대가 우리당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지만 이른바 PK지역 인사들의 입당으로 한나라당의 외연이 확대된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냐"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치인의 거취는 무엇보다도 대의명분이 중요한데, 호남 의원이라면 동서화합이라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PK는 그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없지 않냐"며 "2008년 총선을 앞둔 본인들의 희망사항으로 그런 말이 흘러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열린우리당의 호남 출신들이 한나라당으로 올 이유는 전무한만큼 열린우리당 일각의 한나라당행 타진에 대한 매몰찬 반응인 셈이다.

손학규 "지금 필요한 건 외연확대 아닌 자기 쇄신"

여의도식 정치를 비판해온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측은 "지금 우리당에게 필요한 것은 의원 한두 명을 통한 외연 확대가 아니라 자기 쇄신을 통한 지지기반 확대"라고 가장 강도높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캠프의 김성식 정무특보는 "실체화된 것이 아닌 터라 공식 멘트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전제한 뒤 "지금 한나라당에게 필요한 것은 의원 한두 명이 아니라 자기 쇄신을 통한 지지기반 확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연 확대는 우리당의 원칙과 노선을 명확히 할 때 자연스럽게 되는 것인데, 이를 방기한 채 의원들을 통해 외연 확대를 꾀하면 우리는 '빼오기나 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고, 그들은 '철새 정치인'이란 낙인이 찍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국민 개개인은 정치 아마추어일지 모르지만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은 9단을 넘어 10단"이라며 "한나라당이 지금 나아갈 길은 반사이익에 안주하지 말고, 국민 민심을 정확히 읽고 당의 부정적 유산을 털어내며 떳떳하게 나아가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 억지로 명분을 만들면 기존 정치권이 행한 낡은 행태와 조금도 다를 바 없어, 국민들로부터 동의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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