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정부가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키로 한 데 대해 "당이 여러 번에 걸쳐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얼어붙은 내수진작책을 민관합동토론회를 열어 일부 남아 대책을 내게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반색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특히 하우스푸어 문제를 중심으로 이를 구제하고 부동산거래 활성화란 아주 시급한 문제에 대해 불합리한 금융규제를 일부 완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는 이미 나온 여러 세제 지원책에 대한 정부안의 입법화를 조속히 마쳐 서민들이 기다리는 상승효과를 내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혜훈 최고위원은 즉각 "그동안 건설업계, 부동산업계 등이 DTI 완화요구를 거세게 했으나 정부가 수용을 안 했던 것은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었기 때문"이라며 "국제신용평가사가 한국의 가계부채를 심각하게 보고 국가신용등급에 반영하기 위해 예의주시하며 계속 한국에 방한하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DTI 완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작년말 가계부채가 921조원으로 4년 전에 비해 40%가 늘었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1%에 육박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DTI를 완화한다고 정부가 얘기했지만 지금 DTI가 안 풀려서 집을 못 사는건지 아니면 돈 있는 사람들이 집값이 떨어질까봐 관망하느라 안 사는지, 돈 없는 사람은 빚을 더 넣어 살 감당을 못해 못 사는지 면밀히 따져봐야할 시점"이라고 거듭 반대입장을 밝혔했다.

이날 공개 발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이한구 원내대표 또한 최근 사석에서 기자들과 만나 DTI 규제 완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은 황우여 대표처럼 DTI 규제 완화에 찬성하고 있다.

MB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수뇌부조차 DTI 규제 완화를 놓고 두토막나 있는 모양새여서, 향후 DTI 완화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 대선캠프에서는 김종인 공동위원장이 DTI 규제 완화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