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사장 이철)가 KTX 여승무원에 이어 공사 계약직 ‘새마을호 승무원’까지 전면 외주화 방침을 정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철도공사, 내년부터 새마을호 승무원들까지 외주 전환

철도공사는 지난 16일 새마을호 승무원들 전원에 이철 사장 명의로 된 ‘새마을호 승무원 희망자 KTX관광레저로의 전적동의서 알림공문’을 보내, 오는 24일까지 전적희망동의서를 철도공사본부로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

철도공사가 계약직으로 직고용한 새마을호 승무원들은 모두 1백15명(여 1백11명, 남 4명)으로 이들 전원은 내년 1월 1일자로 (주)KTX관광레저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될 예정이다. 물론 전적에 반대하는 승무원들은 KTX 여승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전원 정리해고된다.

이같은 철도공사의 새마을호 승무원 전원 외주화 강행 방침에 대해 'KTX 승무지부'와 KTX 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 등 36개 시민사회단체는 21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공사를 강력 규탄했다.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신분 전환? 되레 고용 신분 불안해져...”

철도공사가 계약직 새마을호 승무원들을 철도공사 자회사인 ‘KTX 관광레저’의 정규직으로 전환시킨다는 방침은 표면적으로는 고용 보장이 더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같은 공사의 방침은 오히려 새마을호 승무원들의 고용 불안을 가중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철도공사의 새마을호 승무원 외주화 방침은 ‘위장된 고용’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철도공사와 KTX 관광레저와의 승무업무 위탁협약은 1년 단위로 갱신하게 되어 있으며, 위탁 협약 해지는 철도공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가능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들은 “계약직이라도 철도공사에 직접고용되어 있으면 철도공사는 계약직 승무원의 근로조건과 해고 등에 대해 노동조합과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은 “(새마을호 승무원들이) 정규직으로 KTX 관광레저에 고용된다하더라도 철도공사는 전혀 법적 책임을 지지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철도공사와 (주)KTX 관광레저의 ‘열차내 고객서비스 업무위탁 협약서’에 따르면, ‘협약기간을 매년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한다’(28조)고 규정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언제든지 철도공사와 관광레저 간 업무위탁 협약이 일방적으로 해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동 협약서(30조 2항)에 따르면 ‘갑(한국철도공사)은 경영방침 또는 경영상의 사유로 인하여 본 협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갑’은 ‘을’(KTX관광레저)에게 3개월 전 해고통지에 의하여 협약만료 전이라도 언제든지 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 한마디로 철도공사가 언제든지 업무 위탁한 승무서비스를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승무원들의 고용 지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철도공사가 계약직인 새마을호 승무원들을 공사 계열사 중의 하나인 KTX 관광레저 정규직으로 신분을 전환해 주겠다고 선전하지만 실상은 이들의 고용 신분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또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KTX 여승무원들과 대학 교수들은 KTX 승무서비스 외주위탁문제와 마찬가지로 이번 새마을호 외주위탁 방침도 ‘명백한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날로 파업 2백60일째를 맞는 KTX 여승무원 1백여명은 철도공사 직고용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