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강산관광 재개-대북 식량지원 등 잇단 러브콜
류우익 "관광객 신변만 보장한다면", "어려울 때는 도와야"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이날 오후 강원도 고성군을 찾아 한 식당에서 최문순 강원지사 등 지역 기관단체장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북한이 관광객의 신변안전을 확실히 보장하는 조치 등을 마련한다면 북한과 대화하고 관광재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더 나아가 "이를 위한 실무접촉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며 북한에 실무접촉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남북관계 경색과 관련해서도 "정부도 경색국면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관광재개를 비롯해 개성공단, 경협문제 등이 경색돼 있지만,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다"며 "북한이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응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전제로 금강산관광 재개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된지 4년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그동안 박씨 피살에 대한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없이는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류 장관의 이같은 금강산관광 재개 의향 표명은 이날 오전 통일부가 가뭄 피해를 입고 있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임기내내 북한과 극한대립을 해온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뭄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여부와 관련, "기본적으로 우리가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준다는 미풍양속이 있다"며 "그런 것에 대해서 정부는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북한이 처해 있는 가뭄의 상황, 그리고 그런 가뭄의 어려움을 북한이 어떤 식으로 극복하려 하는지, 거기에 따라서 식량사정을 포함한 여러가지 어려움, 그리고 국민들께서 생각하시는 것, 한반도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적절한 방안과 적절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MB정부의 러브콜에 대해 북한이 과연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 정권은 그동안 MB정권의 임기내에는 대화가 없다는 입장을 천명해 왔고, 최근에는 비난 강도를 더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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