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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의 거센 반발로 美이민법 대폭 후퇴

불법이민자 형사처벌 폐지, 시민권 획득 기회 부여

이민자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미국의 새 이민법이 원안보다 대폭 후퇴했다.

이민법 개정안 상원 법사위원회 승인

2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는 개정 이민법에 대한 표결을 통해 절충안을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위원회는 1천2백만명의 미국내 불법이민자들이 시민권 신청을 위해 미국을 떠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개정안에 대해 승인하는 한편, 불법이민자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도 제외하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그동안 공화당이 제출한 새 이민법은 부시 행정부에게 부담스러운 문제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해 불법이민자를 규제해야하지만 경제발전에 원동력이 돼 준 이들을 쫓아내선 안 된다"는 절충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번 수정안 상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상원의원은 "모든 미국인이 바라던 공정함을 얻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민법 조항 수정 전망, 공화당 내분 초래할 듯

법사위원회 의장인 민주당 알렌 스펙터의원은 오는 28일부터 상원 전체에서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 여러 조항들이 상당한 수준으로 개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개정안은 국경지역에서의 보안을 강화하고 '초청노동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미국내 체류 중인 1천2백만 불법이민자의 시민권 획득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번 법안에는 또 1백50만의 농업노동자에게 5년 노동허가를 내주고 시민권 획득을 가능하게 해주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농업 분야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최대 40만명에게 직업과 관계없이 영주권을 발급해주는 조항도 포함돼있다.

그러나 이번 새 이민법으로 인해 공화당의 내분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공화당의원들은 "임시 노동허가에 대해서 동의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그들이 시민권을 획득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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