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내 소원은 4대강사업 진상조사"
[신간 '조용한 혁명'] "변한 것은 내가 아니라 그들이다"
실제로 이 교수는 MB정권 출범후 4대강사업 등을 밀어붙이는 MB정권에 맞서 4대강사업저지국민소송단 공동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일관되게 대립각을 세웠던 만큼 그에게는 이런 자격이 있어 보인다. 일찌감치 MB정권 초기에 "대운하는 MB정권의 무덤이 될 것이고, MB정권은 한국 보수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던 그였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 그가 자신이 3년간 MB정권의 독주를 질타하면서 쓴 60여편의 글과 대담 등을 모아 <조용한 혁명>(도서출판 뷰스 간)이란 한권의 책을 펴냈다.
'조용한 혁명'이란 제목은 그가 4.27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텃밭이던 분당에서 충격적 참패를 당한 것과 관련,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에 '조용한 혁명'이 진행중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한 데에서 뽑은 것이라 한다.
과거처럼 넥타이부대들이 길거리에 나와 최루탄을 맞고 시위를 벌이는 대신에 대통령 지지율이 천정부지라고 정권이 홍보를 해도, 속으로 냉소하며 '조용히 있다가 선거때 결정적 타격'을 가하는 형태로 시민들의 저항 행태가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는 또한 3년전 광우병 촛불이나 최근 반값등록금 촛불에서처럼 시민들이 축제처럼 즐기면서 권력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형태로 진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MB정권 출범 직후 대다수 보수인사나 보수언론 등이 MB정권을 치켜세우느라 여념이 없을 때부터 MB정권과 사사건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 "합리적 보수" 등으로 불리며 우리 사회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반면에 극우진영에서는 그가 '공적 1호'다. 이에 대해 본인은 <조용한 혁명>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이는 내가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생각을 바꾼 적이 없다...변한 것은 내가 아니라 그들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안'이지 '진영'이 아니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렇듯 이 교수는 자칭 '보수진영'의 '침묵'을 경멸한다.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거리가 멀다. 보금자리 주택 같은 과다한 시장개입, 환율조작과 무리한 금리정책 등 MB의 정책을 비판해야 할 사람들은 진보 성향 교수가 아니라 보수 성향 교수여야 한다.
더욱 한심한 것은 4대강사업에 대해서다. 노무현 정권에서 행정수도 건설과 지역혁신도시 건설 같은 무리한 정부지출이 경제를 망친다고 주장했던 자유주의 경제학 교수들이 22조~30조원이 들어간다는 4대강사업에 대해선 입을 봉하고 있다. '불편한 진실'에 대해선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는 그 모습에서, 배웠다는 사람들의 비겁함과 비열함을 보게 된다."
"'4대강'에 대한 공영방송과 이른바 '보수신문'이라는 친정부 매체들이 4대강 문제를 다루는 성향은 저널리즘의 기본에 어긋난다. 4대강사업의 심각한 문제 등 중요한 쟁점은 아예 보도하지 않고, 반대하는 측의 사소한 '실수'는 크게 키워서 보도하는 언론을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 4대강사업에 반대하면서 소신공양을 한 문수 스님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으면서 수경 스님의 잠적을 두고 환경운동이 어떻다고 힐난하는 언론을 어떻게 언론이라고 하겠는가."
이 교수는 책 곳곳에서 "MB 2기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앞으로 2년 뒤 '많은 숨겨온 진실'들이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성공한 정권은 '아름다운 퇴장'을 스스로 준비하기 때문에 레임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잘못한 것이 많고 숨기고 싶은 것이 많은 정권이 퇴임을 두려워하고, 그래서 '우리에겐 레임덕이 없다'고 공연히 호기를 부리는 법이다."
2년 뒤, 이 교수가 자신의 바람대로 질풍노도처럼 4대강사업 진상조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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