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한나라, 삼두마차 체제
소장파-친이계-중진파, 물고 물리는 싸움 예고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총을 열고 중진회의에서 절충한대로 비대위원장에 정의화 국회부의장, 당 대표 권한대행에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를 공식 추인했다. 이는 소장파와 친이계가 '정의화 체제'를 놓고 격렬 대립하면서 비판여론이 높아지는 데 따른 일종의 절충안이나, 향후 주요현안을 놓고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특히 정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 권한은 없는 대신에 비대위가 '최고위원회의 통상업무를 할 수 있다'고 결정, 당의 주요현안에 대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반대로 황 원내대표는 비대위에 참석하거나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지는 못하지만 통상적인 당 대표 권한은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당장 당의 주요현안을 누가 어떤 권한으로 결정할 지 해석을 놓고 향후 혼선을 예고하고 있다.
사무처 인선을 비롯한 당직 인선도 법적으로는 당 대표 권한대행을 갖고 있는 황 원내대표가 해야 하지만, 정 비대위원장이 비대위 차원에서 제동을 걸 경우 양측간 대립도 불가피하다. 실제로 황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 인선을 하면서도 당 대변인은 안형환, 배은희 대변인을 유임시키는 등 원내지도부가 아닌 주요당직에 대해서는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여기다 매주 4선 이상 중진회의를 개최토록 결정, 향후 중진회의의 발언권도 높아질 예정이다. 당장 전대 출마가 거론되는 홍준표, 김무성 의원 등이 중진회의에서 비대위와 원내대표단에서 결정한 상황에 대해 제동을 걸어도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최고의결기구는 마땅이 없는 셈이다.
이같은 어정쩡한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장파, 친이계, 중진파가 각자 경쟁하는 삼두마차 체제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황 원내대표 당선을 주도한 소장파가 황 원내대표를 통해 향후 발언권을 강화하고, 이에 맞서 이재오계를 비롯한 친이계는 정 위원장을 통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중진회의에서도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비롯 홍준표, 김무성 의원 등의 제목소리 내기가 예상된다.
한편 소장파들은 일단 정의화 체제를 인정하는 선에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정 위원장 역시 쇄신파의 요구를 수용, 기존 비대위원 멤버를 그대로 가져가되, 3~4명의 중립 성향 의원을 비대위에 추가시키는 방향에서 소장파와 타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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