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주민들 "탈북자단체, 대북전단 살포 말라"
북한의 조준격파 경고에 주민들 불안 극심
백령도 주민들은 북한의 사격 경고는 '종종 있는 일'이라며 평정을 유지하면서도 천안함 폭침 1년을 맞아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북한의 위협이 나오자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백령도에 사는 주부 이모(58)씨는 24일 "연평도 포격 이후 아무래도 북한의 발언에 좀더 신경을 쓰게 된다"며 "대북전단 살포나 북한의 사격 경고는 흔히 있는 일이라 크게 동요하진 않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씨는 "마을 이장들이 대북전단 살포 반대를 결의하는 회의를 연다고 하더라"며 "천안함에 이어 연평도까지 2차례나 북한의 도발을 당한 서해 5도에서 안그래도 마음 졸이며 살고 있는데 북한을 자극하는 대북전단을 꼭 살포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를 포격한 지 얼마 안됐으니 이곳에 또 사격을 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백령도 주민인 조모(47)씨는 "천안함이 폭침된지 1년이 됐고 추모 행사를 한창 준비 중인 이때 북한이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북한이 실제 사격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천안함 1주기라 주민들이 예민한 이때 꼭 그런 발언을 해야 하나"라며 북한을 비난했다.
주민들은 북한의 잇단 위협 발언으로 경제적으로도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울상이다.
백령발전소에서 일하는 김모(56)씨는 "주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다가도 북한이 그런 발언을 하면 술렁이기 시작한다"며 "서해5도가 불안하니까 섬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들도 많고 상권이 다 죽어 백령도가 이래저래 피해가 크다"라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모(53.여)씨는 "1년째 관광객이 없어 가뜩이나 장사도 되지 않는데 북한이 사격 위협 발언으로 다시 섬을 긴장시키니까 도저히 살 수가 없다"면서 "대북전단 살포도 중단하고 이제 북한을 그만 자극해달라"고 하소연했다.
20여개 탈북자단체는 천안함 폭침 1년을 맞아 25~26일 백령도 '심청각'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