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순천 무공천' 강력 시사
"재보선 결과만큼 중요한 건 민주당의 자세" 호남권 반발
손 대표의 최측근인 차영 대변인은 지난 20일 저녁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손 대표가 "민주당이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통 큰 양보를 하겠다. (공천 양보 지역에) 순천은 당연히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순천 무공천 입장을 밝혔다고 20일 밤 전했다.
민주당 대변인실은 그러자 이날 밤 즉각 출입기자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통 큰 양보' 발언은 특정지역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순천 무공천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재보선)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자세와 후보 단일화"라며 "민주당은 오늘의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내일의 희망을 보고 큰 걸음으로 나갈 것이다. 더 큰 민주당, 더 큰 진보의 길로 나갈 것이다. 이러한 원칙을 가지고 정도(正道)로 나아갈 것"이라며 '기득권 포기'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총선 승리, 정권교체의 의지를 보일 것"이라며 "재보선의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재보선을 치르는 민주당의 자세와 후보단일화의 과정일 것"이라고 거듭 야권 후보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순천 무공천에 찬성하는 이인영 최고위원도 "어떤 지역은 어느 당에 양보할지 특별히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필요하다면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이고 주도적이고 책임있게 나서서 4.27재보선을 연대연합이 반드시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순천 포기를 강력시사했다.
이에 대해 호남권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최고위회의에서 "적어도 민주당이 야권의 승리를 내년 대선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통 크고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는 것은 맞지만, 그 양보도 원칙과 기준에 입각한 양보를 해야지 떼 쓴다고 달래기 위해서 양보하고, 여론이 큰 정당이기 때문에 떼어주라고 해서 떼어준다면 그것이 국민의 뜻에 맞고 유권자의 권리에 충실한 야권연대의 방식인지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반발했다.
순천 출마를 준비해온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언론 인터뷰에서 "공천 양보는 순천 지역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은 물론이고 야권 전체의 시너지효과를 내자는 연대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논리"라며 "일단 지도부의 결정을 지켜본 뒤 대응책을 모색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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