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靑참모들, MB를 박제화시키고 있다"
"조중동을 믿지 마라. 앞으로 더욱 청와대를 때릴 것"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홍보의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도록 홍보참모들이 방치하고 있거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 하면 대통령의 말실수는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대통령의 진정성은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이 그리도 비교되고 싶어하지 않는 노무현 대통령 얘기를 한 번만 하겠다. 말과 관련해 얼마나 많은 공격을 당했나"라며 "당시엔 오해와 논란이 거셌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인간적 면모’ ‘지도자의 고뇌’ ‘길게 보는 소신’ '국민을 향한 진심어린 사랑' 같은 것을 나중에는 알게 된다. 이 대통령이 실수 좀 하면 어떻나. 국민들은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잉홍보' 논란에 대해서도 "최근 아덴만 여명작전 홍보는 누가 봐도 과도하다"며 "현재 청와대 홍보기조는 심하게 표현하면 1인 모노드라마 각본을 연상케 한다. 작전 지휘와 성공을 온통 대통령에게 맞춰 부각하는 일처럼 너무 티가 나는 홍보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힐난했다.
그는 구체적 사례로 "엊그제 삼호주얼리호 석 선장 홍보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쾌유기원 메시지 정도만 발표하면 됐지, 주치의를 보내고 청와대 수석을 보내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건 절제되지 못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천안함 수사발표 직후 이 대통령의 전쟁박물관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시커먼 암운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 연설하는 모습은 군 통수권자의 단호하고 비장한 의지를 강조하려는 목적의 이벤트였겠지만, 되레 국민들에겐 전쟁의 공포심만 안겨줘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지는 한 계기였다는 점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남은 기간은 이제 2년"이라며 "여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순간 대통령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레임덕은 상상 이상으로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 많은 참모들이 자기 살 길 찾아 마지막 양지로 이동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출마, 내각으로의 진출, 공기업이나 돈 많은 자리를 노리고 청와대를 떠나려 할 것이다. 하지만 홍보수석실은 마지막까지 대통령과 함께 최후를 맞을 사람들로 진용을 갖춰야 한다. 순장한다는 각오로"라며 홍보비서들에게 '순장'을 요구했다.
그는 마지막 첨언으로 "앞으로는 충고할 기회가 없을 테니 한 가지만 더 하겠다. 조중동을 믿지 마십시오"라며 "지난 수 십 년간 살아있는 권력에 붙어 생존해 온 그들이다. 아니, 자신들 입맛에 맞는 권력을 만들기 위해 애써 온 사람들이다. 이제 슬슬 배신과 결별의 징후가 나타날 거다. 종편 영업을 위한 추가선물 확보 협상력을 위해서도 더욱 청와대를 때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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