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설토 모래 폭풍'에 낙동강 농가 피해 심각
주민들 "사하라 사막 같은 모랫바람에 피해 극심"
9일 낙동강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4대강 살리기사업 낙동강 구간 공사가 진행되는 경남 김해와 창녕, 밀양 일원에서 강한 모랫바람이 불어 주민의 피해가 잇따랐다.
낙동강사업 15공구인 김해시 한림면 현장에 쌓인 준설토에서 뿌연 모랫바람이 불어 채 100여m도 떨어지지 않은 비닐하우스 배추밭에 들이닥쳤다.
비닐하우스 환기문을 뚫고 모랫바람이 들어와 배추 이파리마다 먼지가 수북이 쌓인 탓에 농민들은 채소가 제대로 생육할지 걱정이다.
농민들은 "인근 딸기밭 곳곳에 먼지가 쌓여 반짝반짝 윤이 나야 할 잎이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낙동강사업 17공구인 창녕군 길곡면에서는 약한 바람에도 거대하게 쌓인 준설토에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먼지가 발생해 일대 주민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같은 공구인 창원시 동읍에 사는 김모씨는 "4대강 사업으로 사하라사막 같은 모랫바람이 불어 피해가 심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의 한 마을에도 10여일 전부터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낙동강 준설토로 인해 난데없는 모랫바람이 들이닥쳤다.
주민들에 따르면 LH공사가 지난달 말부터 마을 인근의 산업단지 조성부지에 10만t에 이르는 낙동강 준설토를 반입하면서 모랫바람이 마을을 습격하고 있다.
LH공사 측은 2014년까지 조성할 산업단지 부지매립을 위해 준설토를 반입해 쌓아놓았으나 차단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강한 바람을 타고 준설토가 마을까지 날아온다.
주민 김모(67)씨는 "대청마루에 모래가 쌓여 걸레로 닦아내도 다시 모랫바람이 부는 등 아무 소용없는 상황"이라며 "요즘은 공기에 모래가 섞여 있어 숨쉬기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금이라도 국가산업단지 조성부지에 쌓은 준설토에 모래 차단시설을 마련해 주민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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