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지난해 국정홍보처 예산 집행 분석 결과 특수활동비 2억원을 김창호 국정홍보처장과 이백만 차장(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며 전용 의혹을 제기,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21일 국정홍보처의 2005년 자금 집행 명세를 분석한 결과를 밝히며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홍보처 홍보기획단의 홍보기획활동과 홍보협력단의 정부정책 설명 지원 명목으로 계상된 특수활동비를 김 처장과 이 차장만 사용했다. 지난해 11, 12월 특수활동비 집행 명세를 보면 홍보기획 및 국정홍보 활동 지원 명목으로 김 처장이 1회 평균 5백만원씩 9차례, 이 차장이 3차례 사용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정 의원은 “홍보처의 특수활동비가 사실상 김 처장과 이 차장의 판공비로 전용된 의혹이 있다”며 “이는 예산의 목적 밖 사용을 금지한 예산회계법 제36조와 기획예산처의 ‘2005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 및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획예산처 지침은 특수활동비의 경우 특정 업무나 사건 수사에 직접 활동하는 실무자들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김 처장과 이 차장은 이와 별도로 지난해 업무추진비로 2억1천만 원을 사용했다.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에 앞서 지난 8일 국정홍보처의 특수활동비 집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감사청구안을 내기로 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22일 이와 관련, '국정홍보처 특수활동비는 쌈짓돈인가'라는 논평을 통해 "그 돈은 모두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므로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를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밝히고 법과 기준에 위반된 것이 있다면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국정홍보처는 이날 <국정브리핑>을 통해 "국정홍보처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같이 특수활동비를 처장과 차장의 판공비로 전용한 사실이 없다"며 "홍보처의 특수활동비는 명목상 처장과 차장 명의로 집행되지만 실제로는 처의 활동과 관련하여 공동으로 운영·지출되고 있으며, 예산회계 관련 규정에 따라 집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정홍보처는 그러나 구체적 사용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