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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숙 인준 저지, 이재오 등 비주류가 주도

정계 일각 "반박근혜계의 의도적 강재섭 흔들기"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인준 저지 등 한나라당의 강경 드라이브를 이재오 최고위원 등 비주류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효숙 문제는 김형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대처해 끝났다"며 김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리더십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최근 비주류의 잇따른 리더십 공격에 대한 우회적 반박으로도 해석가능한 발언이었다.

전효숙 강경대응, 이재오가 주도

그러나 전효숙 파동 과정을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다. 한 예로 지난 19일 본회의장 단상 점거의 경우 당 지도부와의 협의나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이 아닌 이재오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3선 의원들의 독단적 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날 야4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비교섭 야3당이 제시한 새로운 중재안을 김형오 원내대표가 긴급 최고중진연석회의에 갖고 와 의견을 묻자, 이재오 최고위원은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동료들이 농성을 하는데 찬반투표를 하자는 게 말이 되느냐"고 고함을 지른 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결국 한나라당의 입장은 이재오 최고위원의 '강경 대응'으로 정해졌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재오 최고위원이 실질적인 당 대표가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나올 정도며,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경우 이를 정치공세 소재로 사용하기까지 하고 있다.

열린당 "반반근혜계가 의도적으로 강경론 주도"

민병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은 20일 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한나라당 내부의 권력투쟁이고 권력투쟁이 빚은 사단"이라며 "한나라당의 많은 의원들에게 왜 갑자기 강경론이 득세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솔직히 몇몇이 끌고 가는데 대부분은 군중심리에 의해서 따라가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민 위원장은 이어 "이재오-홍준표 의원이 사실 이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이 강경론을 주도하는 것은 현재 박근혜 전 대표계로 알려져 있는 지도부를 조기 교체하거나 혹은 지도부의 무력화를 통해서 사실상의 지도부로 행세하면서 내년 대통령 경선구도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전여옥 최고위원도 초기에는 이런 강경론에 동의했다가 내심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변질되고 발전되는 것을 보면서 최근에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도 이날 현안점검회의에서 "내부권력다툼과 주요 정치인들간 상호견제 때문에 국회 파행이 거듭되고 헌재소장 임명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홍준표 의원은 최근 "야당으로서는 이렇게 좋은 상황에서도 끌려 다니고 우왕좌왕한다면 지도부 자격이 없다. 우리가 정권을 찾아 와야 되는데 그런 지도부를 앞세워갖고 정권을 어떻게 찾아 오냐"며 "임기가 있더라도 지도부가 잘해야지 임기를 채우는 것이지 잘못하면 중간에 나가야 된다"고 강재섭 지도부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경우 강 대표 교체론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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