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이 과격? 4대강사업이야말로 과격"
이상돈 "외국 같으면 문수스님 소신공양, 한달간 보도했을 것"
이상돈 교수는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법이 정한 절차를 생략하고, 지금까지의 하천관리의 전범(典範)을 파괴하는 비상식적인 토목공사를 밀어붙이는 정부가 세상에 어디 또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큰 이유 중의 하나도 4대강 사업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종교계가 정부의 특정정책에 대해 이처럼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낸 적은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공사는 중단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막대한 돈(국민세금)을 써가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국영방송과 이른바 보수신문들은 계속 입을 다물고 있다"며 화살을 KBS와 보수신문에 돌렸다.
그는 특히 4대강사업에 반대하며 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에서 스님이 소신공양한 경우는, 우리가 기억하는 한에선 문수 스님이 최초다. 그런 초유의 사건을 국영방송과 이른바 보수신문은 보도하지 않았다"며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버클리의 헤스터 교수는 '스님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면서 소신공양을 했다면 신문과 방송이 한 달을 두고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고 따가운 일침을 가했다.
그는 더 나아가 "스님이 소신공양을 해도, 환경운동가들이 더위 속에 고공 시위를 해도 국영방송과 이른바 보수신문은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4대강 사업에 대해 이들이 제대로 보도했으면 일이 이렇게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신문 방송에 환경전문기자와 논설위원이라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심한 일"이라고 질타했다.
다음은 이 교수 글 전문.
4대강 농성을 보면서
‘4대강 사태’를 보다 못한 환경운동가들이 이포보와 함안보 공사현장에 올라가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때론 과격하거나 색다른 의사표현 방법을 동원하곤 한다. 그래야 사회적 주목을 사기 때문이다. 맥도널드 체인이 스티로폼 용기를 사용하자 이에 반대하는 환경단체가 먹고 난 스티로폼 용기를 맥도널드 본사에 보내는 운동을 전개해서 결국 맥도널드는 그 용기 사용을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지나치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미국 서북부에서 벌목에 반대하는 일단의 과격한 환경운동가들이 벌목장 나무에 큰 못을 밖아 놓아서 그것을 모르는 벌목공이 전기톱을 나무에 들이대자 톱날이 부서지면서 튀어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공사현장에 들어가서 고공 농성을 하는 것은 일은 ‘과격한 행동’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히 집고 넘어 갈 것은, 정부가 밀어 붙이는 ‘4대강 사업’이야말로 ‘과격하기 이를 데 없는 불법적 처사’라는 사실이다. 법이 정한 절차를 생략하고, 지금까지의 하천관리의 전범(典範)을 파괴하는 비상식적인 토목공사를 밀어 붙이는 정부가 세상에 어디 또 있겠는가.
각종 여론조사는 4대강 사업에 대해 70-80%의 국민이 반대하거나 비판적임을 보여준다. 지난 번 지방선거에서 보았듯이 요즘 우리나라의 여론조사는 정부와 여당에 10-15% 정도 더 유리하게 나오고 있으니, 70-80%에 10-15%를 더하면 국민의 80-95%가 반대 또는 비판적이라는 추론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큰 이유 중의 하나도 4대강 사업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종교계가 정부의 특정정책에 대해 이처럼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낸 적은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공사는 중단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막대한 돈(국민세금)을 써가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국영방송과 이른바 보수신문들은 계속 입을 다물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면서 자신을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의 경우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스님이 소신공양한 경우는, 우리가 기억하는 한에선 문수 스님이 최초다. 그런 초유의 사건을 국영방송과 이른바 보수신문은 보도하지 않았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버클리의 헤스터 교수는 "스님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면서 소신공양을 했다면 신문과 방송이 한 달을 두고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스님이 소신공양을 해도, 환경운동가들이 더위 속에 고공 시위를 해도 국영방송과 이른바 보수신문은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을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이들이 제대로 보도했으면 일이 이렇게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신문 방송에 환경전문기자와 논설위원이라는 사람들이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국민의 70-80%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임에도 정작 이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고 입을 봉하고 있는 관련 분야의 교수와 전문가들도 각성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침묵은 동조이며, 동조한 데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환경운동가들의 고공시위를 보고 있으니, 일종의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4대강 사업은 목적과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그것이 분명한 다목적 댐이나 공항, 터널 같은 통상적안 개발 사업과는 경우가 다르다. 전국 4대강 16개소에서 동시에 조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찬반 양론이 비등했던 새만금, 동강댐, 천성산 터널, 사패산 터널 등과는 달리,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여론이 압도적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MB 2기’는 없다는 사실이다. 다음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원점에서 놓고 검토하고 그 배경을 추궁할 것이다. 아니 이 정권의 임기 내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4대강 사태가 정권의 쇠락을 촉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정부 연구소 연구원 및 기업 관계자들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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