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푸념도 죄가 된다면 수갑 차겠으나..."
"임원들, 연기자 밥줄 쥐고 있다고 함부로 대하나"
김미화씨는 이날 오전 경찰서에 출두하기 전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인 푸념이 만약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 하지만 저에 대한 명예훼손과 관련해 소모되는 정신적ㆍ금전적 피해와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은 임원 여러분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이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한 과정에 대해선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 하루 전인 4일 예능구성원으로부터 KBS의 '임원회의 결정사항'에 관해 들었다. 이 때문에 내가 KBS에 출연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알고 몹시 착잡한 심정으로 글을 남겼다"면서 "나는 우리 후배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KBS에 출연할 자격이 있는 몇 사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느날 KBS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적어도 물어볼 권리는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원들이 내게 예의를 갖춰주길 바란다"라며 "임원 여러분들이 연기자 밥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해서 연기자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대화로 간단하게 풀 일을 뒷전에서 활을 쐈다. 친정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이라며 "KBS는 나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은 어떻게 감당하실 생각이냐"며 추후 KBS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도 시사했다.
그는 KBS노조에서 성명서를 통해 문제제기한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란 문건을 들어 보이며 “이 문서 때문에 내가 일종의 기피 인물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 내 이마에 주홍글씨가 새겨져있다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달라는 심경을 담아 (트위터에) 짤막한 글로 하소연을 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단연코 한번도 정치권에 기웃댄 적이 없다"며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든 민주당이 집권을 하든 이 나라의 코미디언으로 여러분들이 저를 필요로 했을 때 행사에 가서 대통령 모시고 웃겨드렸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집권하시는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나를 필요로 했을 때 어떠한 행사에도 기꺼이 제 재능을 가지고 빛내 드리지 않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고소 당하는 게 처음이라 무척 떨리고 서럽다.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제 후배 연기자들이 앞으로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고자 결심했다”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변호를 맡은 정연수 변호사는 "블랙리스트가 사실이 아니라 해도 당사자가 사실로 믿을 상당할 이유가 있으면 명예훼손은 성립되지 않는다. 변호인단은 김미화씨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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