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원 "내가 공안사범? 내가 뭔가 불편한 데 찔렀나"
"알루미늄 조각이나 미량의 화약은 '스모킹건' 못돼"
8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지낸 김 연구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행사 참석차 귀국해 7일 <미디어오늘>과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기사를 보니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 이야기로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나를 고소한 이유가 내가 정치적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더라. 이거 참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도 알고있는 정보를 우리 국민만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그는 이어 "전두환 정권 때 공안부 조사를 받고 투옥된 바 있는데 역사가 25년 전으로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 나를 정치범 대우 해줘서 고맙긴 한데 애초에 개인 간의 명예훼손이라고 하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나중에 내가 무고죄로 김태영 장관을 고소하면 그때도 김태영 장관을 공안부에서 불러다 조사할 건가. 재판에서 승소하면 반드시 무고죄로 고소할 생각이다. 그때도 반드시 공안부에서 조사해주기 바란다"고 검찰을 힐난했다.
그는 "어느 한쪽 입장을 대변한 것도 아니고 세 가지 가능성을 다 이야기했다. 좌초나 어뢰나 기뢰나 모두 정황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했다. 그래서 기초적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항적정보는 군사기밀이 아니니까 당장 공개해야 하고 교신기록은 사고 직전과 직후 30분씩이라도 공개하라고 했다. 이게 허위사실 유포인가"라고 반문한 뒤, "검찰이 나를 기소하려면 뭐가 허위사실인지 밝혀야 한다. 나는 항적정보를 공개하라고 똑같이 100번이라도 주장할 거고 100번을 고소해도 당당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시 말하지만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자료, 그건 미국도 다 갖고 있다. 그건 주장이 아니라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 있다. 합동군사훈련 중에는 당연히 미국과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며 "내가 묻고 싶은 건 이런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는데 왜 국민들에게 기초적인 정보조차도 공개하지 못하느냐는 거다. 배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던 중이었고 사고 직전에 어떤 상태였는지 항적정보만 있으면 많은 실마리가 풀린다. 천안함은 왜 그렇게 수심이 낮은 백령도 연안까지 흘러들어왔을까. 역시 항적정보만 있으면 설명이 된다. 미국도 알고 있는 정보를 우리 국민들만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건가"라고 일갈했다.
"미국정부내 의견 엇갈리는 것 같아"
한편 그는 천안함 침몰을 보는 미국내 시각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다. <LA타임즈>의 대니엘 핑크스톤은 많은 정부 관계자들이 기뢰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나도 워싱턴에서 간접적으로 들은 바로는 중간 실무자급 인사가 어뢰가 아니라 기뢰라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민간 전문가들은 대부분 어뢰로 생각하고 있다. 수중 비접촉 폭발이라는 잠정결론에 대해서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다른 나라에서 온 전문가들도 일정 부분 동의한다고 들었다. 아직까지 확실한 물증이 나오지 않아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합조단이 침몰 원인으로 버블제트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정확히 말하면 버블제트형 어뢰가 아니라 어뢰나 기뢰에 의한 버블제트 효과라고 해야 한다"며 "배에 부딪히지 않고 3~4미터 밖에서 물기둥을 만들어 배를 두 동강 내는 그런 어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뢰라면 직접 타격의 흔적이 있어야 한다. 어뢰에 부딪혔다면 찢어지고 뭉개지고 곳곳에서 피폭의 흔적이 발견돼야 한다. 연돌 뿐만 아니라 날아간 밑바닥에서도 당연히 화약이 검출되고 파편에 의해 뚫린 파공이 발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뢰라는 걸 입증하려면 당연히 확실한 물증이 나와야 한다. 어뢰의 길이가 7.5m, 직경이 53cm 정도라고 해보자. 여기에 화약 부분이 1.5m 정도, 1800kg 가운데 200kg 정도만 화약이다. 나머지는 컴퓨터 부품과 추진장치와 프로펠러 등인데 이게 모두 사라질 수는 없다"며 "어뢰라는 결론을 내리려면 어뢰의 수평을 유지하고 방향을 유지하는 조향장치 등의 파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알루미늄 파편도 중요하지만 미량의 화약이나 작은 금속 조각을 두고 결정적 근거, 스모킹 건이라고 할 수는 없다. 주변국을 납득시키고 UN까지 몰고 갈 어뢰라는 걸 입증하고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으려면 다수의 정황증거, 신뢰할만한 증거, 그리고 확증인 스모킹 건이 복합적으로 발견돼야 한다"며 "상당히 부담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서 좀 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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