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대대적 유럽 공격 시작
비밀회동 갖고 유로화 폭락에 공격적 배팅, '92~93 악몽' 재연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헤지펀드들은 지난 1992~1993년 파운드화를 필두로 유럽 각국 통화를 연쇄적으로 공격해 영국의 외환보유고를 고갈시키는 등 유럽을 밑둥채 뒤흔든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 등은 소로스를 필두로 한 헤지펀드들이 일제히 유로화 폭락 및 그리스 파산에 배팅을 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26일(현지시간)자 <WSJ>에 따르면,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를 포함한 대형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이달 초 맨해튼의 모처에서 은밀한 '아이디어 디너(Idea dinner)'회동을 갖고 유로화에 대한 논의를 했다.
당시 회동에서 일부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유로 가치가 달러와 비슷한 수준까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유로는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1.51달러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1.35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헤지펀드들은 통상 투자원금의 20배까지 투기적 투자를 하기 때문에 유로 약세에 투자한 뒤 유로가 1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 엄청난 수익을 남길 수 있다. 런던과 뉴욕에서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글로브 OP 파이낸셜 서비스의 한스 허프슈미드 대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많은 돈을 벌 기회"라고 유로화 폭락을 확신했다.
27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조지 소로스도 최근 "유럽연합(EU)이 재정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유로화 동맹은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NYT>도 앞서 25일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 등이 그리스의 부도 가능성이 큰 쪽에 돈을 거는 방식으로 파생금융상품인 국채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해 결과적으로 그리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적 보도를 했다.
벤 버냉키 미연준(FRB) 의장도 이날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 참석해 “골드먼삭스 등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그리스의 재정적자를 심화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 중”이라며 “이들이 그리스와 맺은 파생상품 계약에 여러 의문점이 있다”고 월가를 비판했다.
이처럼 헤지펀드와 월가의 투기적 행위가 국제금융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와중에, 국제신용평가사 S&P가 26일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에 대해서도 허약한 경제가 재정적자 억제 계획을 해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불안을 증폭시켰다.
S&P는 스페인 재정적자가 오는 2013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초과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커 정부부채 부담이 가중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했다. 유럽연합은 재정적자가가 GDP의 3%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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