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가계부채 급증, 1인당 1500만원 돌파
4분기 2금융권 대출 급증, '풍선효과'로 서민들 고금리 부담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09년 4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작년말 가계부채는 733조7천억원으로 전년도말보다 6.6%, 45조4천억원이나 늘었다.
이를 추계 인구(4천874만4천명)로 나누면 1인당 빚은 1천505만원으로, 3분기말의 1천462만원보다 43만이 증가했다. 전체 가구수(1천691만7천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빚은 4천213만원에서 4천337만원으로 124만원이 늘었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전년도말보다 6.7%, 43조6천억원 늘어난 692조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에는 은행 대출이 급증했으나, 하반기 들어 정부가 부동산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당장 돈이 급한 서민들이 고금리를 물고 2금융권 돈을 썼다는 의미다.
예금은행은 작년 4분기에 4조5천억원이 늘어나 2분기(8조2천억원), 3분기(4조7천억원)보다 둔화됐으나,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보험 등)의 4분기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7조6천억원이 늘어나 분기별로 사상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외상구매 등 판매신용은 전년말보다 4.4%, 1조8천억원 증가한 41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전기대비 4조5천억원이 늘어나 2001년 4분기(5조원)이후 8년만에 최대의 폭을 늘었다.
지난해 우리경제가 제로(0)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이처럼 6.6%나 급증한 것은 가계부채 위기가 날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자산거품이 빠질 경우 가계 및 금융권에 큰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외국전문가들도 한국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기형적으로 급증한 가계부채를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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