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00억달러 투자유치 성공. 사실상의 '중국 지원'
북한의 중국의존도 심화, 6자회담 복귀 가속화 가능성
이렇게 되면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선(先) 유엔제재 해제'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어, 향후 6자회담 재개 등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형 은행 두세 곳과 복수의 다국적기업이 대풍그룹과 대북 투자협상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면서 "3월 중순 평양 국가개발은행에서 투자 조인식을 가질 계획인데 전체 투자 규모는 미화 1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 때 대풍그룹을 통한 중국 자본의 투자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면서 "내달 발표될 전체 투자액의 60% 이상은 중국 자본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해, 중국 정부가 이번 대북 투자를 주도했음을 시사했다.
내달 발표될 북한내 외자유치 사업은 평양∼신의주 철도, 중국 투먼∼라선특별시 철도, 평양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과 연관된 주택 건설, 항만 건설 등이며, 조인식 직후 프로젝트별로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은 이번 투자 조인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중국 등 투자 관련국 기자 수십 명을 내달 평양에 초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금까지 대풍그룹을 통한 투자 교섭이 물밑에서 이뤄진 것과 달리 3월부터는 신설될 대풍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입찰 방식으로 투자 유치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대풍그룹과 국가개발은행을 통해 외국자본을 직접 유치하는 것은 유엔 제재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북한은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뿐 아니라 투자계획을 확정지은 외국 기관이나 기업도 같은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거액의 투자유치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10일 국가개발은행 설립과 라선특별시 지정 등을 예로 들면서 "(북한이) 해외투자 유치를 비롯한 대외 경제관계 개선에 전례 없는 국가적 힘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해, 이같은 대규모 투자유치를 염두에 뒀던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중국의 주도로 유엔 제재를 우회하는 형태의 대규모 투자가 성사되면 북핵 대치 국면을 푸는 빅 이벤트로 봐야 한다"면서 "아울러 북한과 중국 사이에 6자회담 복귀 합의가 이뤄졌다는 강한 신호로 볼 수 있고, 미국 등 관련국들도 암묵적으로 동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0일 최고 권력기관 국방위원회의 결정으로 대외 투자유치 기관인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뒤 투자유치 창구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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