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희 "세종시 의료시티 유치 몰랐다. 뭐가 잘못이냐"
세종시 의료시티 유치 '이중플레이'에 모르쇠로 일관
20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전재희 장관에 대해 “대구와 오송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만들겠다고 정부는 발표했는데, 이미 그것보다 4배나 큰 규모의 의료단지를 세종시에 만들겠다는 양해각서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미 투자회사와) 체결했다”며 경과를 물었다.
전 장관은 그러자 “오늘 아침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
백 의원은 이에 “행복청이라는 정부 외청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복지부가 새까맣게 모른 상태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발표한 것은 완전히 눈뜨고 코베임을 당한 것 아니냐”라며 “훨씬 큰 규모와 자본이 들어가는 사업이 있는데, 4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을 두 개(지역)로 찢어서 발표하면서 첨단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전 장관은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창피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뭘 잘못했냐? 말씀이 지나치다"며 도리어 목소리를 높였다.

전 장관 답변을 들은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어이없는듯 “행복청이 어떻게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에 보고하지도 않고, 오송·신서 단지의 4배가 넘는 의료단지를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느냐”며 전 장관 답변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 장관은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총리께서도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나한테 말한 바 없다"며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계속 모르쇠 입장을 고수했다.
보건복지위원장인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도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정부의 행태를 질타한다”면서 “세종시 수정 추진은 여러 기업에 투자를 구걸하는 정부의 행태로 세종시가 누더기가 될 것”이라고 전 장관을 꾸짖었다.
공방을 지켜보던 박근혜 전 대표는 한동안 눈을 감는 등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도 침묵했다.
대구·오성 단지보다 4배나 커 10조원대 이상의 천문학적 투자가 예상되는 세종시 의료과학시티 건설 MOU 체결 사실을 주무장관도 모르고 총리도 몰랐으며 일개 행복건설청장 혼자만 알고 있었던 일이라는 전 장관의 답변은 MB정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어지러운 풍광이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