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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홍보광고 "4대강 오염은 농민 때문"

산업화 책임을 농민에게만 전가해 파문

정부가 4대강 사업 홍보광고에서 산업화가 초래한 4대강 오염 책임을 농민에게만 전가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19일 "국토해양부 산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4대강 사이트에 무려 3개월 동안 농민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묘사하며 모독한 만화를 게재해 왔다"며 문제의 정부 홍보광고 내용을 공개했다.

<4대강 살리기>라는 제목의 시리즈 만화는 1회분에서 천연기념물 수달이 "인간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표토가 흘러들어 물이 말라가고 있어요. 이러다 우리 다 배곯아 죽겠어요"라고 묘사했다.

2회분에서는 한 농부가 먹을 게 없어 논바닥을 헤매는 두루미에게 "먹을 게 통 없지? 미안허이. 다 우리 잘못이야. 우리 누렁이 똥오줌도 그대로 흘려보냈고, 우리 다니기 좋으라고 너희 먹이 사는 습지를 콘크리트로 발라놨어"라며 역시 책임을 농민 탓으로 돌렸다. 농부는 이어 "축산폐수 정화처리장을 짓는다네. 나라에서 이 콘크리트 둑도 없애버린다는군. 그러면 습지가 생겨 물을 깨끗하게 한다며? 이제 슬금슬금 농약, 비료 흘려보내는 일도 없을 거네"라며 4대강 사업을 홍보했다.

13회에서는 산신령이 농부에게 "아니 그렇다면 지금껏 여기서 농사를 지었단 말이냐!"라며 "물가에서 농사를 지으면 비료의 질소와 인산 성분이 흘러들어 강물의 부영양화가 초래됨을 모른단 말이냐! 또한 네가 뿌린 제초제나 살충제와 같은 농약은 수중 생태계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느니라!"라고 꾸짖었다.

농부는 그러자 "안 그려두 정부에서 농지 보상비 두둑하게 받았슈. 이것만 캐서 나가려던 참이유. 무슨 신령님이 여태 강변 농지를 생태습지로 복구한다는 소문도 못 들었대유?"라고 정부보상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내용도 실었다.

강 의원은 이같은 홍보만화들을 공개한 뒤, "4대사업으로 친환경 농업은 반환경적이라고 매도당하고 있고, 하천부지가 아닌 농지에서 농사를 짓던 고령농민조차 강제수용위기에 처해 있다"며 "친환경농업육성을 위해 노력해온 농민들의 상실감을 누가 보상할 것이냐"며 정부를 질타했다.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지난 15일 사이트 개편을 통해 해당 연재만화를 내렸다고 강 의원 측은 밝혔다.

다음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발표한 관련 만화에서 농민 비난 부분.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가 3개월 동안 내건 만화. 4대강 환경오염의 책임을 농민에게 전적으로 떠넘기는 내용이다. ⓒ강기갑 의원실

<4대강 살리기 1화> 글 이연수 그림 이호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 : "왜가리 아주머니, 여긴 물고기 없어진지 오래됐어요."

왜가리 : "그러네요."

수달 : "인간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표토가 흘러들어 물이 말라가고 있어요. 이러다 우리 다 배곯아 죽겠어요."

(흙을 가득 실은 트럭이 지나가자)

수달 : "인간들이 또 무슨 짓을 벌이려는 거지?"

왜가리 : "아 맞다. 강바닥을 파낸다던데. 이대론 동물이건 사람이건 못산다고 강바닥을 청소해서 물이 깊어지게 한대요."

수달 : "일단 물은 많아지겠네요! 그럼 먹을 것도 좀 늘어날 테고."

왜가리 : "정신이 좀 사납긴 하지만 당분간 참아보려고요. 강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수달 : "글쎄... 인간들이 어리석은 짓을 가끔, 아니 자주 저지르긴 하지만... 일단 물을 맑게 해준다니 약간 기대가 되긴 하는데요."

왜가리 : "그렇죠?"


<4대강 살리기 제2회>

(두루미가 먹을 게 없어 논바닥을 헤매는 모습 묘사)

농부 : 먹을 게 통 없지? 미안허이. 다 우리 잘못이야. 우리 누렁이 똥오줌도 그대로 흘려보냈고, 우리 다니기 좋으라고 너희 먹이 사는 습지를 콘크리트로 발라놨어. 강가 손바닥만한 땅에 농사 지어 먹겠다고 비닐하우스 지어다가 슬금슬금 농약에 비료까지 흘려보냈고, 이젠 우리 누렁이 똥오줌 그냥 흘려보내는 일 없을게야.

축산폐수 정화처리장을 짓는다네. 나라에서 이 콘크리트 둑도 없애버린다는 군. 그러면 습지가 생겨 물을 깨끗하게 한다며? 이제 슬금슬금 농약, 비료 흘려보내는 일도 없을거네. 조금만 기다리게나.


<4대강 살리기 제13회>

산신령 : 이 호미가 네 호미냐?

농부 : 맞구먼유.

산신령 : 아니 그렇다면 지금껏 여기서 농사를 지었단 말이냐!

물가에서 농사를 지으면 비료의 질소와 인산 성분이 흘러들어 강물의 부영양화가 초래됨을 모른단 말이냐! 또한 네가 뿌린 제초제나 살충제와 같은 농약은 수증 생태계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느니라!

내 정직한 너를 기특히 여겨 세 자루의 호미를 모두 주려 했거늘.

농부 : 됐슈. 안그려두 정부에서 농지 보상비 두둑하게 받았슈. 이것만 캐서 나가려던 참이유. 무슨 신령님이 여태 강변 농지를 생태습지로 복구한다는 소문도 못 들었대유? 신문 좀 읽구 살아유!
김동현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7 1
    라임

    사대강 사업으로 동물이 더 많이 죽나 농사로 더 많이 죽나 보자고
    사대강 사업을 하는 지역에서 실제적으로 농민들이 폐수를 흘려보내는 것보다 공장에서 흘러나가는 폐수나 공사를 통해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생태계 파괴에 앞장선다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나요?
    최근들어서 농민들은 친환경 사업을 통해서 점차 농약 사용을 줄이는 것이 추세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러한 농민들의 노고는 치하하지 못할 망정 전 노무현정부에서 시행했던 쌀 매상보다도 못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1년 사이에 수매 가격이 2만원이나 떨어진 헐값에 측정되다니 이건 농민들이 1년 농사를 지어봐야 빚값고 나면 땡치라는 격이요.
    오염을 전적으로 농민에게 돌린다면 어리석은 사대강은 수백 수천마리의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어리석음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환경 파괴 그 자체 만으로도 생명을 죽이는 일입니다,.

  • 13 2
    역시..

    1980~1983년 냉해때 전세계 호구가되어 수십배가격으로쌀사왔던
    짓을 되풀이하고시프나보네..ㅡ

  • 31 2
    무뇌아들

    하는 짓들이
    정말 이렇게 무뇌적인 사상으로 하고 있으니 나라가 거꾸로 가는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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