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걱모'가 되지 못한 '노사모'
[김진홍의 정치in] <5> 노사모의 무조건적 노비어천가
노무현 대통령이 곤경에 처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집단이 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다. 노사모는 노 대통령을 어렵게 만든 쪽을 집중 공격하는 동시에 노 대통령을 적극 옹호한다. 노 대통령을 어렵게 하는 쪽은 무조건 '나쁜편'이라는 자세다.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감히 노 대통령을 비난하다니 매우 불경스럽다'는 투다.
최근 '김병준 파동'과 '문재인 논란' 와중에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간 기싸움이 한창 벌어졌을 때에도 노사모가 나타난다. 김병준 사퇴와 문재인 법무장관 불가 의견을 내놓은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겨냥해 노사모는 "정신나간 사람들" "대통령이 버릇을 잘못 길들였다" "대통령이 그들의 뻘짓거리를 지근지근 밟아줬어야 했다"는 등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없으면 등걸잠뱅이 대통령 하란 말이냐"는 반문과 "장관은 인기투표로 뽑는 게 아니다"는 반박도 쏟아졌다. 그러면서 "지금 비록 잠시 힘들지만 머지않아 노 대통령이 온갖 모멸과 박대 속에 지켜낸 가치들은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등 노사모 회원들의 단결과 분발을 촉구했다.
안보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서도 노사모는 노 대통령 편이다. 전시 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환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인터넷을 통해 확산시키고 있다. 청와대브리핑에 나온 내용이지만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하는 한 보수 신문이 과거 전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한 것을 문제삼아 이 신문을 비난하기도 한다.
노사모의 이런 행태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10.26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패배한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대통령 책임론이 제기되자 노사모 노혜경 대표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지 말고 국회에서 할 일이나 해달라"고 열린우리당을 비판했다. 또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못마땅해하자 노사모는 노 대통령을 측면에서 지원했다.
노사모는 노 대통령 펜클럽이다. 2000년 6월 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정치인 지지 네티즌 모임이다. 따라서 노사모가 노 대통령을 지원하는 게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노사모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이 늘어만 가고 있다. 왜일까. 무엇보다 편협성과 폐쇄성을 꼽을 수 있을 것같다. 노 대통령과 연관된 정치현안이 발생했을 경우 이성적으로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거의 반사적으로 노 대통령 편에 서서 노 대통령의 상대편을 공격해왔다. 듣기에도 섬뜩한 원색적인 용어들이 동원됐다. 이성적인 옳고그름의 잣대는 없고,노 대통령을 비난하는 쪽은 '악'(惡)라는 감성이 난무했다. 이렇듯 노사모 인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반복되면서 국민들은 노사모가 나서면 '또 그 소리'라며 식상해졌고,노사모에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졌다.
노사모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노사모 초대대표를 지낸 김영부씨는 지난 5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사모와 국민과의 거리가 멀어진 이유를 노사모의 과격성과 냉소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5.31 지방선거 이후 노사모의 진로를 새롭게 모색하자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노무현 정부는 노사모가 신격화한 도덕적 난장이 정권이다. (노사모는) 노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이면 어떠한 악도 스스럼없이 옹호했다. 민주적 토론이나 설득을 거부하는 파시스트적 행태를 보였다"는 내용의 누리꾼의 글을 올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사모는 노무현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 적극 참여했고,대선과정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그 결과 김대중 정부에 이어 민주개혁세력 정권을 재창출했다는 역사적 의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 지지율은 현재 20%대로 추락했다. 낙제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노사모는 책임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마냥 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주장만 늘어놓아서는 설득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모 노혜경 대표는 최근에도 "노 대통령 행보에 대해 비판도 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격려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대다수 국민이 지적하는 노 대통령 잘못에 대해 노사모가 노 대통령에게 잘못됐으니 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상상해보자. 많은 국민들이 노사모가 처음 결성됐을 당시의 신선한 느낌으로 노사모를 다시 보지 않을까. 단순히 노사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노 대통령을 위해서도 노사모가 일대 변신을 꾀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누군가 '앞으로 노사모는 노걱모(노무현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 노 대통령이 잘못되지 않도록,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항상 걱정하면서 노 대통령이 국정을 올바로 이끌도록 격려와 함께 잘못한 점이 드러나면 과감히 채찍도 들어야 한다는 뜻이었으리라.
노 대통령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았다. 진보학자들조차 노무현 정부가 지난 3년 반동안 수권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고,남은 임기만이라도 국민적 지지를 얻는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는 쓴소리를 하고 있다. 노사모도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진로와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내내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그리고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열린우리당 지도부만을 탓하며 보내기에는 너무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최근 '김병준 파동'과 '문재인 논란' 와중에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간 기싸움이 한창 벌어졌을 때에도 노사모가 나타난다. 김병준 사퇴와 문재인 법무장관 불가 의견을 내놓은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겨냥해 노사모는 "정신나간 사람들" "대통령이 버릇을 잘못 길들였다" "대통령이 그들의 뻘짓거리를 지근지근 밟아줬어야 했다"는 등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없으면 등걸잠뱅이 대통령 하란 말이냐"는 반문과 "장관은 인기투표로 뽑는 게 아니다"는 반박도 쏟아졌다. 그러면서 "지금 비록 잠시 힘들지만 머지않아 노 대통령이 온갖 모멸과 박대 속에 지켜낸 가치들은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등 노사모 회원들의 단결과 분발을 촉구했다.
안보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서도 노사모는 노 대통령 편이다. 전시 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환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인터넷을 통해 확산시키고 있다. 청와대브리핑에 나온 내용이지만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하는 한 보수 신문이 과거 전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한 것을 문제삼아 이 신문을 비난하기도 한다.
노사모의 이런 행태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10.26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패배한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대통령 책임론이 제기되자 노사모 노혜경 대표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지 말고 국회에서 할 일이나 해달라"고 열린우리당을 비판했다. 또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못마땅해하자 노사모는 노 대통령을 측면에서 지원했다.
노사모는 노 대통령 펜클럽이다. 2000년 6월 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정치인 지지 네티즌 모임이다. 따라서 노사모가 노 대통령을 지원하는 게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노사모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이 늘어만 가고 있다. 왜일까. 무엇보다 편협성과 폐쇄성을 꼽을 수 있을 것같다. 노 대통령과 연관된 정치현안이 발생했을 경우 이성적으로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거의 반사적으로 노 대통령 편에 서서 노 대통령의 상대편을 공격해왔다. 듣기에도 섬뜩한 원색적인 용어들이 동원됐다. 이성적인 옳고그름의 잣대는 없고,노 대통령을 비난하는 쪽은 '악'(惡)라는 감성이 난무했다. 이렇듯 노사모 인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반복되면서 국민들은 노사모가 나서면 '또 그 소리'라며 식상해졌고,노사모에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졌다.
노사모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노사모 초대대표를 지낸 김영부씨는 지난 5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사모와 국민과의 거리가 멀어진 이유를 노사모의 과격성과 냉소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5.31 지방선거 이후 노사모의 진로를 새롭게 모색하자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노무현 정부는 노사모가 신격화한 도덕적 난장이 정권이다. (노사모는) 노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이면 어떠한 악도 스스럼없이 옹호했다. 민주적 토론이나 설득을 거부하는 파시스트적 행태를 보였다"는 내용의 누리꾼의 글을 올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사모는 노무현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 적극 참여했고,대선과정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그 결과 김대중 정부에 이어 민주개혁세력 정권을 재창출했다는 역사적 의미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 지지율은 현재 20%대로 추락했다. 낙제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노사모는 책임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마냥 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주장만 늘어놓아서는 설득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모 노혜경 대표는 최근에도 "노 대통령 행보에 대해 비판도 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격려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대다수 국민이 지적하는 노 대통령 잘못에 대해 노사모가 노 대통령에게 잘못됐으니 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상상해보자. 많은 국민들이 노사모가 처음 결성됐을 당시의 신선한 느낌으로 노사모를 다시 보지 않을까. 단순히 노사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노 대통령을 위해서도 노사모가 일대 변신을 꾀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누군가 '앞으로 노사모는 노걱모(노무현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 노 대통령이 잘못되지 않도록,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항상 걱정하면서 노 대통령이 국정을 올바로 이끌도록 격려와 함께 잘못한 점이 드러나면 과감히 채찍도 들어야 한다는 뜻이었으리라.
노 대통령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았다. 진보학자들조차 노무현 정부가 지난 3년 반동안 수권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고,남은 임기만이라도 국민적 지지를 얻는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는 쓴소리를 하고 있다. 노사모도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진로와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내내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그리고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열린우리당 지도부만을 탓하며 보내기에는 너무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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