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고향 출마" vs 정세균 "고향 불출마"
정동영 '민주당 탈당', 당선후 복당 놓고 치열한 내홍 예고
정동영 "민주당 옷 벗지만 다시 할 것"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4.29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에 무소속 출마하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었는데, 설마 뿌리치기야 했던 것이 솔직한 마음이었으나 설마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며 정세균 지도부를 비난한 뒤, "오늘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라며 탈당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그러나 이어 "당원 여러분과 지지자들께서 민주당을 지켜달라"며 말해 다른 의원들의 동반 탈당은 막았다. 그는 대신 "만나면 헤어지는 이치를 회자정리라고 한다. 이 말은 헤어지면 만나게 된다는 이치와도 같다"며 "잠시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라며 당선후 복당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세균 "나는 다음총선때 고향 출마 안하겠다"
정세균 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당무위원회의에서 "전국정당화, 정책정당화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고 수권정당 기반을 닦는 절체절명 과제를 앞두고 있다"며 "제 고민을 만분지의 일이라도 표현하기 위해 19대 총선에서 현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을 국민과 당원께 약속드린다"며 차기총선에서의 고향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의 지역구는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이다.
그는 고향 불출마 이유와 관련, "당의 최고지도자 중 한 분이 불과 1년 전 출마했던 수도권을 떠나 당선이 보장된 호남으로 가는 것을 용인한다면 수도권과 취약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당원의 사기와 당의 단합은 무너지고 정당 원칙도 무너질 것"이라고 말해, 정 전장관의 고향 출마에 대한 맞불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지금이야말로 당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큰 일을 위해 잠시 참으며, 단합을 위해 충돌을 자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민주개혁진영이 뭉친다면 재보궐에서 승리하고 지방선거에서 정권교체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거듭 정 전장관을 정조준했다.
재보선후 복당 놓고 치열한 내홍 예고
정동영 탈당은 민주당 내홍이 향후 장기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동영 전장관의 당선 가능성은 민주당 후보보다 높다는 게 당 지도부도 인정하는 현실이다. 문제는 그가 당선후 복당하려 할 때이다.
당권파는 벌써부터 '복당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에 정동영계를 비롯한 비당권파는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정세균 지도부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정동영-정세균 충돌이 '양패구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재보선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양측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동반몰락하고, 제3 세력이 당권 등을 장악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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