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 '최종 타깃'은 盧인가?
홍준표 "지금 盧정권의 '비리 저수지' 물 빼는 작업 중"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 의미심장한 말이다. 박연차 수사 과정에 추부길 목사, 박진 의원 등 여당인사들도 걸리고 있지만, 수사의 궁극적 타깃이 노무현 전대통령 측임을 시사한 발언인 셈이다.
그는 며칠 전 일부 기자들과 만나서도 '저수지론'을 편 뒤, "5월말까지 여의도가 소란스러울 거다. 돈 먹은 자는 다 들어갈 거다. 여의도 전체가 다 타격을 받을 거다. 나쁜짓 하면 들어가야지.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 한다"며 대대적 사정한파가 몰아닥칠 것임을 예고했고, 실제 그의 예언대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이번 사정이 두가지 목표, 즉 '더블 타깃'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구정권 세력의 준동을 확실히 잠재우는 동시에, 정권내 부패 움직임을 사전차단하면서 초정파적 여권사정을 통해 권력중심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모으려는 두마리 토끼잡기라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 타깃은 친노진영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당연히 주 타깃인 친노진영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6일 밤 '노무현의 오른팔' 이광재 의원마저 전격 구속되면서 감옥에 갇힌 친노진영 인사가 벌써 10명이 됐다. 하지만 이것을 끝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이광재 의원 구속을 계기로 더 큰 쓰나미가 몰려들고, 최종 목표점은 노 전대통령이 될 것이란 게 친노진영이 느끼는 공통된 공포다. 일각에선 추부길, 박진 등 여권인사들에 대한 가차없는 사정이 노 전대통령 수사시 예상되는 형평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최종 타깃이 노 전대통령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상수, 공성진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미 박연차 자금중 수십억원이 노 전대통령 돈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노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를 공개리에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한나라당 고위인사는 더 나아가 최근 사석에서 '당선 축하금' 의혹에 대한 수사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이 의혹을 파헤치려면 재계에까지 손을 대야 하는만큼 작금의 경제위기 상황하에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이런 얘기까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노 전대통령을 향한 여권내 분위기가 얼마나 삼엄한가를 보여주는 한 증거다.
박연차 수사가 과연 노 전대통령까지 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여권 기류는 분명 노 전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작금의 사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노 전대통령이 어떤 대응을 보일지, 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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