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확대 불가, 선진국은 자르고 있어"
조석래 전경련회장, "투자 늘린다고 되는 것 아냐"
조 회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전경련 회장단 회의를 갖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00대 기업의 올해 87조 투자 계획은 맥시멈으로 봐야 한다"면서 "2007년에 75조를 투자했는데, 올해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투자를 늘린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를) 무작정 늘린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수요가 많지 않다. 선진국들 사이에서 해외 수요를 줄이기 때문에 크게 늘리는 것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진국은 투자는커녕 일자리를 자르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대졸 초임을 줄여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조 회장의 발언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등 정부여당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재계 요구를 다 들어주었는데도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하며 투자 확대를 압박한 데 대한 공식 반박의 성격이 짙어, 향후 정부여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는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세계경제 침체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도 내수침체 및 수출급감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향후 경기침체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장단은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각하고 금융시장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강조했다. 또 지난 2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금산분리, 지주회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관련 현안을 빠르게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 회장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