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청장, '자진사퇴' 거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신 밝히겠다", 靑 유임 통고?
SBS <8뉴스>에 따르면,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28일 SBS 기자를 만나 "내 자신의 사퇴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경찰 조직 전체의 사기와 법 질서 확립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자진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시민 보호를 위한 법 질서 확립 원칙에 대해 소신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SBS는 전했다.
김 청장의 이같은 발언이 사실일 경우 이는 용산 참사 직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유보적 자세에서 퇴진 거부 쪽으로 입장을 분명히 굳힌 것이며, 김 청장이 이처럼 자진사퇴 거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검찰 수사결과 그의 명백한 위법 행위가 밝혀지지 않는 한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경질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05년 농민 사망사건때도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이 자진사퇴를 거부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인권위원회 조사결과가 나온 뒤 대국민 사과를 하고 청와대가 다방면으로 압박을 가해 허 청장이 사퇴한 전례가 있다.
특히 김 청장이 이날 인터뷰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겠다고 한 것은 권력의 속성상 청와대가 그의 인사청문회 자료를 국회에 보내겠다는 사실상의 유임 통고를 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해 야당들의 강력 반발 등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30일 밤 SBS와 예정된 '대통령과의 원탁대화'에 직접 출연해 김 청장 유임 여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돼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SBS 보도와 관련, 이날 밤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28일 오전 신임 서울청 출입기자가 교체되어 인사차 서울청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청장님 요즘 힘드시죠'라는 인사에 '검찰 수사결과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 그렇지만 경찰조직 전체의 사기와 법질서 확립이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되지 않겠느냐'고 원론적인 입장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어 "그런데 방문한 출입기자가 기사화 하는 과정에서 전달이 잘못되어 서울청장이 '자진사퇴 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처럼 보도된 것"이라며 "해당 언론사(SBS)에서는 경찰의 입장을 반영, 오늘 밤 11시 이후 방송부터는 경찰의 입장을 반영하여 진상내용을 보도할 예정이다. 또 SBS 해당기자는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전달이 잘못됐다고 하며 오늘 이후 뉴스부터 자진사퇴 관련 부분은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SBS <8뉴스>는 그러나 28일 밤 12시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에 관련뉴스 동영상과 기사를 그대로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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