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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로텐더홀 단독농성 계속

강기갑 대표 손가락 골절상 입기도

민주당이 5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농성을 전격 해지했으나, 민주노동당이 강력 반발하며 단독 농성을 강행, 국회는 여전히 대치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이날 새벽 경위와 방호원 100여명을 동원, 민노당 농성단 19명을 강제 해산시킨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께에도 경위 30여명을 투입해 최고위원회의를 진행 중인 민노당 의원 및 최고위원 등 10여명의 강제해산을 시도했다.

민노당은 국회 경위들이 들이닥치자 농성지속 여부에 대한 당의 공식적 절차를 밟고 있으니 양해해달라며 강제해산 중단을 요청했으나 묵살 당했다. 국회 경위들은 즉각 본회의장 곳곳에 붙어있는 플래카드를 제거했고, 이에 민노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격렬히 저항하면서 한 바탕 충돌이 발생했다.

강기갑 대표는 이 과정에 본청 계단에서 구르는 사고를 당했고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었다. 강 대표는 그러나 사무총장실과 의장실로 차례로 뛰어가 의장실 문 등을 발로 차며 면담을 요구했으나 무산되자 의장실 앞에서 연좌 농성을 이어갔다.

강 대표는 보좌진 연락을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자 “큰 부상이 아니다. 이 상황에서 치료를 받을 수는 없다”며 치료를 완강히 거부하기도 했으나, 정오께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수술을 받고 있다.

민노당 당직자 1명도 격렬하게 항의하다 본청 밖으로 쫓겨났고 다시 안으로 진입하려고 했으나, 경찰에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 당직자는 자신의 출입증을 보여주며 거듭 출입을 요구했고, 경찰은 이무 말없이 출입을 제지했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국회브리핑에서 “우리는 충분히 신사적이고 평화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고, 너무도 정상적인 당 지도부 회의를 하고 있었다”며 “김형오 국회의장은 민주노동당 농성단과 최고지도부에게 이 사태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민노당 의원 5명은 경위와 방호원이 다시 강제 해산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 본회의장 문에 쇠사슬을 묶어 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식사도 2명씩 돌아가며 하고 있다.

한편 이날 농성을 전격 해제한 민주당의 강기정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강 대표 등 민노당 농성단을 찾아 위로했으며, 왜 농성을 해제했는지에 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농성 중단을 촉구했으나 민노당 의원들은 완강히 거부했다.

민주당은 해산을 설득하면서도 민노당 농성에 대한 측면 지원에 나섰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경호권이 발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위를 동원해 민주노동당 관계자를 강제 해산시키고 연행한 것은 법률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연행된 보좌진들은 마땅히 다시 국회로, 국회의원 곁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연좌농성 중이던 강 대표를 찾아 농성 중단을 촉구했으나, 강 대표는 선(先) 사과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처는 이에 대해 “강제 퇴거 조치는 4일 오후 김형오 국회의장이 발표한 ‘국회 정상화를 위한 국회의장 성명’에서 국회 내의 어떠한 불법과 폭력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하고, 불법 농성자중 국회의원이 아닌 자는 4일까지 모두 퇴거시키겠다는 마지막 경고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육동인 공보관은 “강기갑 의원 외 당직자가 사무총장실에 난입해 집무중인 사무총장에게 폭언하면서 의자 등 집기를 던졌다”며 “이는 공무집행 방해로 민노당이 공개사과하지 않을 경우 관련법에 따라 의법 조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국회사무처의 민노당 농성단 1차 강제 해산 과정에서 박승흡 대변인과 보좌관 16명 등 총 17명이 국회 밖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에 의해 강제 연행됐으며 현재 영등포 경찰서(8명), 양천 경찰서(9명)로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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