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여야 한 목소리로 北의 '선군정치 혜택론' 성토

우리당 "상식이하의 발언", 한나라 "盧 조공외교 탓"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석한 권호웅 북측 대표단 단장이 "선군(先軍)이 남측의 안정도 도모해 주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노동당이 동시에 비판을 가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13일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한 정책간담회에서 "어제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의 권호웅 수석대표가 선군정치가 남한을 지키고 있다는 참으로 상식이하의 발언을 했다"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황당하고, 우리정부와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김 의장은 이어 "이런 도발적이고 비생산적인 발언, 정치선전은 남북관계를 왜곡하고 불필요한 긴장을 발생시킬 뿐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북측은 이런 발언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것은 도발이고 또 다른 형태의 공격"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아무 말도 않고 침묵으로 동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직접 대답해야 한다"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화살을 겨눴다.

이 대변인은 이어 "우리측 대표단의 대응은 대국 사신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는 저자세의 비굴한 모습 그 자체였다"며 "양보할 것 다 양보해 온 이 정부가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북한측 대표를 불러서 당당하게 호통치고, 강력하게 항의했어야 함에도 고작 '우리가 언제 지켜달라고 요청했어요'라고 마치 폭력배 앞에서 기죽어 대답하는 낯 간지러운 반문이나 하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정부를 거듭 힐난했다.

한나라당은 한발 더 나아가 남북 장관급회담을 주장한 이종석 통일부장관 등을 겨냥,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망발기회를 제공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나서서 사과해야 하고,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발언의 진의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북의 고위관료들이 남쪽 주민들의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유감"이라며 "남측 국민들은 선군정치가 뭔지 뜻도 내용도 모르고 별 관심이 없는데 그것이 우리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는 주장이 얼마나 생뚱맞게 들릴 지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영섭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