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승리, 박근혜측 '당권 장악'
'이명박 역풍'에 앞서던 이재오 낙마, 소장파 발언권 급속 약화
강재섭 후보가 11일 투표결과 차기 대선을 관리할 한나라당 새 대표로 선출됐다.
이로써 강 후보를 지지해온 박근혜 전 대표의 당내 기반이 한층 확고해진 반면, 이재오 후보를 지지해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당내 기반 부족을 재차 실감하면서 차기 대권후보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또한 '제3 세력화'를 꿈꾸었던 미래모임의 대표주자 권영세 의원은 최고위원직 획득에 실패, 소장파의 당내 발언권이 급속히 악화되게 됐다.
강재섭, 대의원 몰표에 힘입어 당대표 선출
이날 오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 강재섭 후보는 24.98%(5천2백54표)를 득표, 22.78%(4천7백91표)를 얻는 데 그친 이재오 후보를 제치고 대표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강재섭 후보는 대의원 투표 4천3백표와 여론조사 9백54표를 얻어 대의원 투표3천3백68표와 여론조사 1천4백23표를 얻은 이재오 후보를 앞질렀다. 국민적 지명도에서는 이후보에게 뒤졌으나, 대의원들의 몰표로 당대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어 강창희 후보는 12.48%(2천6백26표)로 3위, 전여옥 후보는 9.48%(1천9백94표)로 4위, 정형근후보는 전여옥 후보보다 1표 적은 9.47%(1천9백93표)로 5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반면에 소장파들이 민 권영세 후보(8.43%. 1천7백73표), 이규택 후보(7.87%. 1천6백56표), 이방호 후보(4.51%. 9백49표)는 낙선했다.
특히 소장-중도파가 중심이 된 미래모임이 1백14명의 선거인단을 모으는 등 단일후보를 선출할 때까지만 해도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초라하게 나타나, 이를 계기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대표되는 소장파의 입지가 상당히 위축될 전망이다.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정형근 의원의 당선은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형성된 안보위기 덕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강재섭 "호남 다리 튼튼히 하는 데 최선 다하겠다"
강재섭 후보는 당선 일성으로 "한나라당에 있어 영남과 호남은 두 다리"라며 "이 중 영남 다리만 튼튼해선 걸을 수 없기 때문에 호남 다리를 튼튼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박근혜 전대표가 추진해온 '서진(西進)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기회주의적 처신을 버리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정당을 만들자"며 "저는 부패한 세력, 친북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에게 우리의 영토를 넓히는 '광개토 지도부'가 되겠다"고 외연 확장을 선언했다.
강 후보는 특히 "탄핵 후폭풍으로 당이 위기일 때 천막당사에서 시작, 2년 여동안 당을 지키고 발전시킨 박근혜 전 대표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내자"고 공개리에 박 전대표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혀, 당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날 투표에서 패한 이재오 후보는 못내 아쉬운 듯 "한나라당에 더 이상 색깔론이나 대리전 등의 구태정치가 나타나지 못하도록 온몸을 바치겠다"며 "한나라당이 새로 태어나지 못하고 내부분열을 조장하는 대리전 등으로 당으로 쪼개려고 하면 온몸으로 이 당을 지키겠다"고 연설 때보다 더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역풍'이 당선 일등공신
강재섭 후보는 대선출마 포기 선언후 당대표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이재오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뒤졌었다.
역전의 계기가 된 것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이재오 후보 지지설. 이 전시장은 퇴임식을 전후해 가진 기자회견 등에서 "개혁적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우회적으로 이재오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 사격은 도리어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강재섭 후보는 즉각 "이번 경선에서 이재오 후보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전 시장과 싸우는 느낌"이라며 이재오 후보를 이 전 시장이 돕고 있다고 반격에 나섰다. 이같은 지원 주장은 한순간에 선거를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으로 변질시키며, 당내 기류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당내 조직표가 박근혜 전대표 쪽으로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막판에 강 후보측은 "박근혜 전 대표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전 대표의 지원을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강 후보측이 막판에 대의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오차범위를 벗어나 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강 후보측은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개표 결과는 그대로 나타났고, 이재오 후보는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엄격히 말해 박 전대표에 비해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선경쟁 예비 1라운드 패배'이기도 했다.
박근혜, 대선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
박근혜-이명박 1라운드에서 이 전시장의 패배가 의미하는 바는 적지않다.
이번에 선출된 강재섭 신임 당대표의 권한은 막강하다.
우선 대선주자 경선 관리와 관련, 강재섭 대표는 '대선경선 선거인단'의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와 함께 18대 총선에서도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강 대표는 두 명의 최고위원 지명권도 갖는다.
이날 당선된 나머지 최고위원 가운데 전여옥 후보는 박 전대표의 핵심측근이고, 강창희-정형근 후보도 박 전대표 쪽에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7명의 최고위원단 가운데 6명을 박근혜 전대표측이 선점하게 된 셈이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전대표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여기에다가 그동안 박 전대표에게 제동을 걸어온 소장파들이 이번 경선에서 참패한 것도 향후 박 전대표에게 유리한 대목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고지 선점이 내년초 대선후보 경선까지 그대로 갈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당권을 완전 장악했다는 것은 향후 성공적으로 정국을 운영하지 못할 경우 박 전대표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당선된 최고위원의 대다수 면면이 '강성'이라는 점은 또다른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향후 한나라당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일이다.
이로써 강 후보를 지지해온 박근혜 전 대표의 당내 기반이 한층 확고해진 반면, 이재오 후보를 지지해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당내 기반 부족을 재차 실감하면서 차기 대권후보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또한 '제3 세력화'를 꿈꾸었던 미래모임의 대표주자 권영세 의원은 최고위원직 획득에 실패, 소장파의 당내 발언권이 급속히 악화되게 됐다.
강재섭, 대의원 몰표에 힘입어 당대표 선출
이날 오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 강재섭 후보는 24.98%(5천2백54표)를 득표, 22.78%(4천7백91표)를 얻는 데 그친 이재오 후보를 제치고 대표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강재섭 후보는 대의원 투표 4천3백표와 여론조사 9백54표를 얻어 대의원 투표3천3백68표와 여론조사 1천4백23표를 얻은 이재오 후보를 앞질렀다. 국민적 지명도에서는 이후보에게 뒤졌으나, 대의원들의 몰표로 당대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어 강창희 후보는 12.48%(2천6백26표)로 3위, 전여옥 후보는 9.48%(1천9백94표)로 4위, 정형근후보는 전여옥 후보보다 1표 적은 9.47%(1천9백93표)로 5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반면에 소장파들이 민 권영세 후보(8.43%. 1천7백73표), 이규택 후보(7.87%. 1천6백56표), 이방호 후보(4.51%. 9백49표)는 낙선했다.
특히 소장-중도파가 중심이 된 미래모임이 1백14명의 선거인단을 모으는 등 단일후보를 선출할 때까지만 해도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초라하게 나타나, 이를 계기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대표되는 소장파의 입지가 상당히 위축될 전망이다.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정형근 의원의 당선은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형성된 안보위기 덕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강재섭 "호남 다리 튼튼히 하는 데 최선 다하겠다"
강재섭 후보는 당선 일성으로 "한나라당에 있어 영남과 호남은 두 다리"라며 "이 중 영남 다리만 튼튼해선 걸을 수 없기 때문에 호남 다리를 튼튼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박근혜 전대표가 추진해온 '서진(西進)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기회주의적 처신을 버리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정당을 만들자"며 "저는 부패한 세력, 친북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에게 우리의 영토를 넓히는 '광개토 지도부'가 되겠다"고 외연 확장을 선언했다.
강 후보는 특히 "탄핵 후폭풍으로 당이 위기일 때 천막당사에서 시작, 2년 여동안 당을 지키고 발전시킨 박근혜 전 대표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내자"고 공개리에 박 전대표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혀, 당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날 투표에서 패한 이재오 후보는 못내 아쉬운 듯 "한나라당에 더 이상 색깔론이나 대리전 등의 구태정치가 나타나지 못하도록 온몸을 바치겠다"며 "한나라당이 새로 태어나지 못하고 내부분열을 조장하는 대리전 등으로 당으로 쪼개려고 하면 온몸으로 이 당을 지키겠다"고 연설 때보다 더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역풍'이 당선 일등공신
강재섭 후보는 대선출마 포기 선언후 당대표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이재오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뒤졌었다.
역전의 계기가 된 것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이재오 후보 지지설. 이 전시장은 퇴임식을 전후해 가진 기자회견 등에서 "개혁적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우회적으로 이재오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 사격은 도리어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강재섭 후보는 즉각 "이번 경선에서 이재오 후보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전 시장과 싸우는 느낌"이라며 이재오 후보를 이 전 시장이 돕고 있다고 반격에 나섰다. 이같은 지원 주장은 한순간에 선거를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으로 변질시키며, 당내 기류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당내 조직표가 박근혜 전대표 쪽으로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막판에 강 후보측은 "박근혜 전 대표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전 대표의 지원을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강 후보측이 막판에 대의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오차범위를 벗어나 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강 후보측은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개표 결과는 그대로 나타났고, 이재오 후보는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엄격히 말해 박 전대표에 비해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선경쟁 예비 1라운드 패배'이기도 했다.
박근혜, 대선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
박근혜-이명박 1라운드에서 이 전시장의 패배가 의미하는 바는 적지않다.
이번에 선출된 강재섭 신임 당대표의 권한은 막강하다.
우선 대선주자 경선 관리와 관련, 강재섭 대표는 '대선경선 선거인단'의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와 함께 18대 총선에서도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강 대표는 두 명의 최고위원 지명권도 갖는다.
이날 당선된 나머지 최고위원 가운데 전여옥 후보는 박 전대표의 핵심측근이고, 강창희-정형근 후보도 박 전대표 쪽에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7명의 최고위원단 가운데 6명을 박근혜 전대표측이 선점하게 된 셈이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전대표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여기에다가 그동안 박 전대표에게 제동을 걸어온 소장파들이 이번 경선에서 참패한 것도 향후 박 전대표에게 유리한 대목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고지 선점이 내년초 대선후보 경선까지 그대로 갈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당권을 완전 장악했다는 것은 향후 성공적으로 정국을 운영하지 못할 경우 박 전대표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당선된 최고위원의 대다수 면면이 '강성'이라는 점은 또다른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향후 한나라당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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