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11일 미사일 사태와 관련, "북한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으며 얻는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을 것이고 북에 손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임채정 국회의장과 김태랑 사무총장이 동교동 사저를 예방한 자리에서 "재무장을 노리는 일본에 명분을 주었고, 국제적으로도 문제아로 낙인 찍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경환 국회 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그는 이어 "미사일을 쏜 결과 미국의 네오콘과 일본의 재무장 세력들이 절씨구나 하고 일본 국민의 90%도 군사대국화 주장 세력을 지지하고 있다"며 "또 남한과 미국, 일본에서 북한을 도우려는 양식파(양식 있는 세력)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의 '선제 공격론' 주장과 관련 "일본이 군사력 강화에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한 뒤, "우리 국민들은 핵과 미사일에도 반대하지만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려고 하거나 긴장을 강화시키거나 남과 북을 갈라서게 하는 것에 반대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석중인 김태랑 사무총장이 가을 경 재방북 의사를 묻자 "상황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답한 뒤, "우리 민족은 1천3백 년 동안 단일민족으로 외압에 의해 분단 됐지만 이를 지속할 당위성은 없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구축이고 두 번째는 일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동사(同事; 영업을 같이 하면서)하면서 싸우는 일은 없다. 문화, 체육 분야와 돈벌이를 같이해야 한다"며 "그 예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는 미사일 문제 이외에도 김 전 대통령의 건강, 태풍, 출산율 등이 한 시간여 동안 화제가 됐다고 정경환 수석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