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앞으로 제가 하는 일에 사랑을 갖고 대승적으로 생각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사퇴 요구를 거듭 일축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1천억달러의 은행 외채 지급보증안이 통과된 직후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말도 많았다. 지금까지 저는 저의 진퇴를 분명히 해 오는 삶을 살아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국내 은행의 해외 외화차입에 대한 국가보증 동의안을 의결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세계경제가 불안하긴 하지만 지급 보증을 요청하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적으로 사적으로 마음이 많이 아픈 때"라며 "저는 장관 취임 후 하루도 쉬지 않고 조국에 마지막 봉사를 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일해왔다. 온몸으로 파도에 부딪치면서 일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지급보증안 상임위 표결 직전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강 장관의 발언을 들어보고 난 뒤 보증안 통과여부를 우리당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하자,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은 "정치공세"라며 즉각적인 표결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현재의 금융위기와 관련 "한나라당 정권의 전적인 책임이 아니다"라며 "지금 무슨 일만 생기면 야당에서 (강 장관에게) 사과하라고 하는데 장관이 여기에 대해 직접 책임질 일이 뭐가 있느냐"고 강 장관을 적극 감쌌다. 박 의원은 "강 장관이 금융위기에 개인적으로 사과할 일이 뭐가 있나"라며 "국가 대사를 앞두고 사과하면 (보증안을) 통과시켜 주고, 사과 안하면 통과시켜 주지 않는다는 이런 식의 정치공세는 있을 수 없다"고 민주당을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