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15일 취임 1년4개월째 국세청을 이끌어온 이주성 국세청장이 27일 오후 전격 사퇴, 파문이 일고 있다.
국세청은 이날 "이 청장이 오늘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의 사임은 인사적체를 빚고 있는 국세청의 인사에 숨통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국세청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이들은 없다.
이 청장은 이날 국세청 간부들에게 밝힌 사임 소회를 통해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업무가 마무리되거나 체계를 잡아감에 따라 청장직을 마무리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철학과 원칙에 바탕을 두고 추진한 핵심 업무들이 마무리돼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특히 그동안의 격무로 인해 건강상으로도 업무수행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사임 이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은 "적기에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줌으로써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조직의 신진대사를 통해 새 기운과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 현 시점에서 용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국세청이 밝혔다.
이 청장은 재임기간에 내외국 자본에 대한 차별없는 과세 원칙을 확립, 론스타 등 6개 외국계 펀드에 대한 사상 첫 세무조사를 벌이는 등 국세청의 위상을 재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실과세 해소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오는 9월 열리는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세청장 회의 서울 유치, 주요 10개국 국세청장 회의체 창설 등의 성과도 일궈냈다.
취임 1년4개월만에 급작스레 사표를 제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주성 국세청장. ⓒ연합뉴스
한 정부 관계자는 이 청장의 급작스런 사퇴와 관련, "1시간전 청와대에서 사퇴하라는 통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 그의 사퇴가 자의에 따른 게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사퇴 배경과 관련해선 골프 관련설 등 여러가지 설이 나돌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관가에서는 정부 요직 중 하나인 국세청장이 갑작스레 사표를 낸 것과 관련, 청와대 차원의 공직 기강 확립 작업이 본격화한 게 아니냐며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