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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세븐마운틴' 회장 전격 소환

김재록과 임병석 회장 동향-동년배, 우방건설 인수 의혹 수사

검찰이 구속된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면서, 국민의 정부 이래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성장한 세븐마운틴 그룹 임병석 회장(46)을 소환조사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븐마운틴은 진도·진도F&·우방·세양선박·쎄븐마운틴해운 등 IMF사태로 쓰러진 기업들을 줄줄이 인수, 굴지의 기업으로 급성장한 신흥 중견기업으로, 그동안 정-재계에는 성장과정을 둘러싸고 각종 루머가 나돌아왔다.

검찰 "세븐마운틴 회장 소환 조사중"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27일 오후 브리핑에서 "인베스투스 글로벌 전 대표인김재록씨와 관련해 3∼4개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이며, 임병석 세븐마운틴(내달부터 C&로 개명 예정)그룹 회장을 오늘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임 회장이 2004년 법정관리업체인 우방의 우선인수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김씨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수억원을 지급하고 우리은행 사모펀드의 편법대출을 받았을 가능성을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세븐마운틴과 우리은행 사모펀드는 우방 지분을 각각 55%, 32%씩 인수해 1대, 2대 주주가 됐다.

채 기획관은 임 회장의 참고인 신분이 바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고 밝혀 불법 혐의가 포착되면 사법처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임 회장 조사와 별도로 김재록씨가 1997년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한 뒤 각종 금융구조조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도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다.

채 기획관은 김씨가 인베스투스 글로벌 회장으로 활동했을 시기로 수사가 국한되는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 김재록씨와 관련된 부분을 모두 살펴볼 것이다"고 말해, 아더앤더슨 시절의 인수합병 의혹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수사를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이 그동안 수면 밑에서 진행해온 김재록게이트에 수사를 재개, 정-관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DJ정부 출범이래 급성장한 세븐마운틴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세븐마운틴의 임병석 회장은 1990년 29세의 나이로 단돈 5백만원으로 창업한 이래, 현재에 이르러선 자산 2조원대 그룹을 일궈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온 인물이다. 세븐마운틴이란 그룹명은 그가 최초 창업한 칠산해운에서 유래됐다. 칠산(七山)은 임 회장의 고향인 전남 영광 앞바다에 있는 7개의 섬으로 이뤄진 무인도를 가리킨다.

칠산해운이 급성장을 시작한 것은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선박ㆍ화물 중개 업무를 하던 칠산해운은 한전 등의 대형화물 운송용역 등을 따내면서 큰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정한 본원적 축적을 한 칠산해운은 국민의 정부 말기와, 참여정부 출범후 IMF사태때 쓰러진 기업들을 상대로 한 대대적 M&A를 통해 수직성장을 했다.

2002년 법정관리 상태였던 세양선박을 전격 인수했으며, 2003년에는 황해훼리 필그림해운, 2004년에는 한리버랜드(옛 세모유람선), 케이 씨라인(선박관리ㆍ중개), 진도(컨테이너제작ㆍ의류), 건설업체 우방까지 인수하면서 M&A 불과 3년만에 29개 계열사에 임직원 6천명을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거듭났다.

검찰이 주목하는 대목은 임회장이 김재록씨와 같은 전남 영광 출신이며 동년배라는 점. 여기에다가 우방건설 인수 과정에 김씨가 관여했던 우리은행 사모펀드를 매개로 김씨와 임회장이 결합한 대목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재계와 정가 일각에서는 검찰이 세븐마운틴 수사를 통해 김재록게이트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게 아니냐며 검찰 수사결과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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