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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택 기술위원장, "대표팀, 일주일 일찍 소집"

FIFA 규정 무시하고 대표팀 조기소집 추진. 구단 반발 예상

이회택 신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월드컵 최종 예선 기간 중 국제축구연맹(FIFA)의 국가대표선수 소집규정과 다르게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조기 소집을 추진하겠는 뜻을 밝혀 프로구단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9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어느 한 팀도 얕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운을 뗀 뒤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대표팀에 좀 더 많은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면서 “(프로구단에) 비공식적으로 대표팀 조기 소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북한이나 이란, UAE, 사우디 아라비아 같은 나라들은 모두 원할 때마다 선수단을 소집해 합숙 훈련을 할 수 있지만 우리(프로구단들)는 FIFA 규정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최종예선에서 같은조에 속한 다른 나라들과 한국 대표팀의 소집 실정을 비교했다.

그는 이어 "FIFA 규정은 2~3시간이면 오갈 수 있는 유럽 나라들에 맞춰서 세운 규정이다. 우리는 다르지 않나.”며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합심해서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소집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도록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최종 예선 기간 중 각국 축구협회는 홈 경기 5일 전, 원정 경기 8일 전에 선수단을 소집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 위원장의 발언 내용은 대표팀을 홈경기 최소 12일전, 원정경기는 최소 15일전에 소집하겠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K리그 구단들은 리그 일정을 소화하는데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이나 리그 우승이 걸린 중요한 일정이 몰려 있는 후반기에 팀의 주축 선수들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이번 이 위원장의 대표팀 조기소집 추진 발언은 비록 비공식적인 요청을 통해 협조를 구하겠다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구단들로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대책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은 차치하고라도 'FC코리아'를 위해 또다시 K리그가 맹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는 상황으로 비쳐질 수 있고, 더 나아가 한국축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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